연일 신고가 행진…JYP엔터 정욱 대표·박진영 CCO [CEO 라운지]
![[정욱]
1971년생/ 고려대 사학과/ 거원시스템/ 2003년 JYP엔터테인먼트/ 2007년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현)
[박진영]
1972년생/ 연세대 지질학과/ 가수/ 1999년 JYP엔터테인먼트 설립/ JYP엔터테인먼트 CCO(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6/27/mkeconomy/20230627220614381ocox.jpg)
JYP엔터 고속 성장의 핵심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멀티 레이블 체제다. 멀티 레이블이란 아티스트마다 전담 조직을 붙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개별 아티스트가 여러 개의 ‘IP 플랫폼’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는 구조다.
JYP엔터가 발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JYP는 5개의 독립적인 레이블(아티스트 1·2·3본부, SQU4D, STUDIO J)을 두고 있다. 트와이스와 스트레이 키즈 등 소속 아티스트는 각 본부에 소속되고 해당 본부에서 마케팅과 기획, 매니징 등의 프로세스를 독립적으로 추진한다. 아티스트별 특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엔터 산업의 난관으로 여겨졌던 조직 전반의 생산성 측정과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신곡 발매 간격을 좁혀 과거보다 더 많은 앨범을 내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아티스트 육성, 관리, 신곡 발매, 굿즈 판매 등의 프로세스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BTS가 소속된 하이브와 SM엔터 등이 멀티 레이블 체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지만, 원조는 JYP엔터다. JYP엔터는 2018년 7월 멀티 레이블 체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당시 박진영 JYP엔터 대표 프로듀서(現 JYP엔터 최고창의력책임자·CCO, 51)는 한 특별 강연에 참석해 ‘JYP엔터 2.0 비전’을 발표했다. 멀티 레이블 체제의 첫 시도였던 걸그룹 트와이스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이 시스템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JYP엔터는 마케팅, 홍보, 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A&R·음반 기획 총괄) 등 각 부서가 모든 아티스트의 업무를 담당했다. 2011년 미국 진출을 꿈꿨던 JYP엔터의 도전이 사실상 실패했던 게 사업 구조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차유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멀티 레이블 도입을 통해 멀티 IP를 구축하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둘째, 본업 집중도가 높은 사업·지배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JYP엔터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13곳이다. 일본, 홍콩, 중국, 미국 등 현지 법인이 대부분이다. 본업인 음반 제작과 무관한 곳은 콘텐츠 제작사인 JYP픽쳐스 정도다. JYP픽쳐스도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음반 제작과 영화, 드라마 제작을 연계해 시너지를 내려 했으나 수익화에 실패했다. JYP엔터는 본업인 음반 제작업에 더 집중한다. 최대주주인 박진영 CCO의 개인 회사였던 JYP퍼블리싱도 JYP엔터 종속회사로 편입돼 지배구조가 정리됐다.
반면, 에스엠은 연결대상 종속회사가 29곳이다. 키이스트와 에스엠C&C, 에스엠라이프디자인 등 본업인 음악과 무관한 자회사를 여럿 뒀다. YG엔터는 19곳의 종속회사 중 음악 사업과 무관한 YG스튜디오플렉스(드라마 제작사), 그린웍스(골프 회사) 등이 포함돼 있다.
본업 집중도가 높은 사업 구조는 탄탄한 실적의 밑거름이 됐다. 비용 부담이 줄면서 재무적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 덕분에 JYP엔터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8%로 YG(12%)와 에스엠(11%)의 두 배를 훌쩍 웃돈다.
JYP엔터는 상대적으로 지배구조의 변동성도 낮다.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이사회의 핵심 멤버는 최대주주인 박진영 CCO, 정욱 대표이사(CEO, 52) 그리고 변상봉 CFO 부사장 등 3명이다. 정욱 대표와 변 부사장은 2000년 중반 JYP엔터에 합류했다. 세 사람의 인연은 어느덧 20년을 바라본다.
정욱 대표는 1971년생으로 고려대 사학과를 나왔다. 역사를 전공했지만 음악에 미련을 못 버려 대학 졸업 후 잡지사를 창간하고 음악 평론가로 활동했다. 이후 녹음기 제조 업체인 거원시스템(현 코원시스템)에서 일하다 박 CCO를 만났다는 후문이다. 2003년 JYP엔터에 합류한 정욱 대표는 당시 JYP엔터의 간판 스타였던 가수 비(Rain)를 기반으로 사업적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했다. 비는 정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고 JYP엔터는 성장의 토대를 다졌다. 성과를 인정받아 정 대표는 2007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변 부사장은 JYP엔터의 코스닥 우회 상장을 주도해 성장의 틀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JYP엔터는 2010년대 초반 미국 진출 실패 뒤 재무적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그는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합병해 코스닥 우회 상장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중장기 성장 전략의 밑그림을 그렸다.
다만, 연관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다각화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정욱 대표와 박 CCO가 팬 커뮤니티, NFT 플랫폼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JYP엔터는 2020년 11월 네이버의 메타버스 자회사 ‘네이버제트’에 약 50억원을 투자하면서 신사업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2021년 6월에는 디어유에 214억원을 투자했고 5개월 뒤 초고화질 VFX 콘텐츠 제작 기업 포바이포에 약 50억원을 투자했다. 메타버스와 팬덤 플랫폼, 미디어 등 본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에는 벤처캐피털(VC) 자회사도 설립했다. 2021년 NFT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려 두나무와 합작을 모색했지만, 사업이 무산되자 직접 VC를 설립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 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간 ‘힘의 균형’이 비대칭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박진영, 정욱, 변상봉 사내이사 3인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이사회 의장도 정욱 대표가 도맡아왔다. 소수 사내이사에게 조직 의사 결정에 관한 힘이 집중되면 사외이사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힘들다. JYP엔터 측은 사외이사 풀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5호 (2023.06.28~2023.07.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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