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석학들 "한국의 반도체 기술, 양자 강국 발판될 것"
"한국은 최고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등 양자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것이다."
27일 오후 세계 양자과학 석학들이 한국에 내놓은 조언이다. 찰스 베넷 IBM 연구원, 존 마르티니스 UC 산타바바라 교수,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겸 아이온큐(IonQ) 최고기술책임자 등 4명의 석학들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퀀텀 코리아 2023 행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 한국 정부가 오늘 2035년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 목표를 세웠는데?
▲(마르티니스) 지금 세계 여러 회사들이 로드맵을 짜놓고 있고, 1000큐비트급도 그 위에 있다. 구글은 몇년 정도 남은 것 같고 100만큐비트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오류를 줄이면서 (성능이) 좋은 큐빗을 만들면 된다.
(김명식) 꿈을 꾸고 목표를 정한다고 할 때 '좋은 것이냐'를 따지지 현실적으로 타당하냐를 보지는 않는다. 미국에서도 그란트(연구 과제 선정)를 딸 때 '좋은 것이냐'를 본다.
-한국의 양자과학기술의 수준은 어떻게 보냐
▲ (김영식) 한국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최근 IBM 논문의 제1 저자가 김영석 박사로 한국인이었다. 양자컴퓨터를 하려면 여러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만약 양자컴퓨터를 만든다면 현재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 가를 봐야 한다. 어떤 것을 잘하고 있고 어떤 것이 부족하냐가 중요하다.
(김정상) 한국의 반도체 제조 공정은 엄청나게 발달해 있다. 그걸 활용하면 양자컴퓨터를 만드는데 기반 기술이 된다. 아이온트랩도 큐빗을 담는 트랩을 반도체로 만든다. 기존 반도체 노하우를 활용해 차세대 양자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면 한국에도 미래가 있다.
(마르티니스) 한국은 놀라운 기술을 갖고 있다. 예컨대 반도체 팹같은 놀라운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훌륭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역량 있는 사람들 많다. 물론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적 노력하는 것 자체가 많은 의미가 있다. 국제적인 기여를 위해서 지금 시작해야 한다. 한국의 기술적 역량을 볼 때 굉장히 빨리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 사람들이 구축하고 싶어하는 양자컴퓨터는 굉장히 크며 컨트롤시스템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와 관련한 칩 기술이 좋기 때문에 기여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가 게임체인저인가? 어떤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
▲ (베넷) 킬러앱이나 게임체인저 같은 용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과학적 지식은 점진적으로 조금씩 축적이 된다. 중요한 것은 양자정보기술을 통해 빅어플리케이션이 나오겠지만, 여전히 오해가 있다. 양자컴퓨터는 자연의 법칙을 따라가면서 물리학과 화학 분야의 기존의 모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촉매나 약물이나 건축자재 등을 시뮬레이션하고 아직 설계되지 않은 것들을 계산해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마르티니스) 양자컴퓨터가 모든 계산을 엄청나게 빠르게 할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일부 문제에 대해선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나 20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한 것들이 지금 되고 있다. 그런 것이 과학의 본질이다. 앞으로 현장에서 일어날 것들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 여러 방식의 양자컴퓨터가 개발되고 있는데, 어떤 게 가장 유망한?
▲ (마르티니스)최고의 양자컴퓨터가 어떤 것이 될지 지금 얘기하긴 어렵다. 사람들마다 자가기 최고라고 얘기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금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여러가지를 실험해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나는 초전도 방식을 선호하는데, 이미 많은 투자와 기술이 개발돼 있다. 물론 다른 기술들도 양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
- 한국 정부의 양자 전략이 발표됐는데, 눈에 띄는 점이나 아쉬운 것은?
▲ (김정상)우수인력을 양성해서 다양한 양자 연구 프론트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 다양한 협력 기회를 갖게 해준다는 것은 장점이다. 아쉬운 것은, 불가능한 일일 수 있지만, 현재 보이지 않는 기회들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출발이 늦었는데, 차세대 양자컴퓨터에서는 앞서갈 수 있는지, 어떤 전략을 짜야 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젊고 진취적인 연구자들이 앞서가는 전략을 가지고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양자컴퓨터의 양산을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은?
▲(마르티니스) 사실 양자컴퓨터에는 "뭐든지 어렵다"는 규칙이 있다. 초전도 방식은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고 시스템을 소형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아이온트랩 방식은 초진공상태가 필요하다. 모든 방식의 양자컴퓨터마다 장애물과 도전 과제들이 있다. 그래서 더 재밌다. 하지만 20년 동안 초전도방식에도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어떤 것이 먼저 양산될 것인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김정상)각 방식들이 경쟁하게 된 것은 오래됐다. 좋은 친구들이긴 하지만, 서로 다르다. 생산적인 좋은 관계가 있어 왔다. 서로 서로 토론하고 학습할 때 기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 최초의 컴퓨터도 처음엔 이 방만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작아졌다. 이온트랩은 초전도가 필요 없지만 진공상태가 필요하지만, 최근 물병보다 작은 진공 체임버를 개발되는 등 비약적인 약진을 하고 있고 그렇게 되면 양산할 수 있을 이다.
-양자과학기술에 뛰어들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김정상) 지금이 굉장히 좋은 시기다. 젊은 과학자들이 개척정신 가지고 뛰어들 분야가 많다. 젊은이들에게 팁을 말하자면, 이 분야는 굉장히 불확실한 게 많아. 미래는 원래 불확실하다. 일단은 뛰어들어라. 그렇게 되면 닫힌 미래가 아니라 확신을 갖고 미래를 바꿔 갈 수 있을 것이다.
(마르티니스) 20년 전에도 미래를 진지하게 얘기했지만,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었던 것이 지금 이렇게 발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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