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만 남기고 사라진 프리고진…벨라루스에 전용기 도착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민간준군사조직(PMC)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개인 비행기가 27일(현지시간) 오전 7시 40분쯤 벨라루스 민스크 인근의 군용 비행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비행 항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와 벨라루스의 군사 전문 텔레그램 채널 등을 인용해 “프리고진의 개인 비행기가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남서부 지역에서 이륙해 이날 오전 7시 40분쯤 벨라루스에 도착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비행기는 미 재무부의 제재 목록에 프리고진 연계 자산으로 등재된 ‘엠브레어 레거시 600’라고 한다. 프리고진의 비행기가 도착한 곳은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약 20㎞ 떨어진 군 전용 비행장이었다. 다만 이 비행기 안에 프리고진이 타고 있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프리고진의 비행기가 도착한 뒤 20분쯤 뒤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륙한 또다른 민항기가 같은 공항에 착륙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바그너그룹의 본부가 있는 지역이다.
앞서 프리고진은 23일 세르게이 쇼이구 현 국방장관 등 모스크바의 군부 엘리트의 경질을 요구하며 무장 봉기를 일으켰다. 러시아의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했다. 반란은 약 36시간 만인 이튿날 벨라루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이 기소 면제와 벨라루스 망명 등을 합의하며 일단락 됐다. 이후 프리고진은 주말 새 행적이 묘연한 상태였으나, 벨라루스 망명 직전인 26일 텔레그램으로 약 11분 짜리 음성 메시지를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고진이 떠나면서 러시아에 남은 바그너그룹의 물자는 러시아 국방부로 넘어가게 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27일 “전차와 장갑차를 비롯한 바그너그룹의 대형 군 장비를 러시아 현역 부대가 인계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반란 사태 진압의 숨은 주역이 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27일 “러시아 남부에서 일어난 일을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러웠다”면서 “(반란이 벌어졌을 때) 나는 우리 군과 경찰, 특수 부대 등에 전면 대비 태세를 명령했었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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