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그게 국가의 역할" 박정희 치켜세우고 文정부 때렸다

현일훈, 이세영 2023. 6. 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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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올해) 하반기에는 국민들이 변화의 결실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국무위원들께서는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에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여전히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수출과 무역수지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그동안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경제 외교, 세일즈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쳐왔다”며 “최근 이러한 노력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차전지 중심지로 부상한 새만금을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2013년 새만금청이 설립된 이후 9년 동안 새만금 국가산단의 투자 유치 규모가 1.5조원이었는데, 우리 정부가 출범한 후 1년 동안 30개 기업에서 그 4배가 넘는 6.6조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며 “새만금뿐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기업이 마음껏 뛰고 역동적으로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지난주 프랑스·베트남 순방 성과를 언급하면서도 “이같은 대규모 투자 유치는 세일즈 외교, 한·미관계, 한·일관계 개선의 노력과 함께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무엇보다 일자리는 정부의 직접 재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제자리를 찾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무리 하면서 최근 계속되는 순방 일정을 소화하면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전세계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핵심 제조업을 다 갖춘 나라는 거의 없다”며 “게다가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디지털, 바이오 같은 첨단산업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우리 정부가 일본에서 받은 ‘대일 청구권자금’을 언급한 뒤 “이를 가지고 공장을 건설하고 노동자와 산업 역군, 우리 국민이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한 건설업과 조선업, 자동차, 반도체 산업을 차례로 열거한 뒤 국무위원들에게 “더 크게 더 멀리 보면서 부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방향을 잘 잡아달라”고 주문했다. 또 “우리 국민은 어느 나라 국민 못지 않게 똑똑하고 현명하기에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해보자”고도 거듭 당부했다. 익명을 원한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제 때 인프라에 투자한 우리나라를 두고 ‘기적같은 일’이라고 표현했다”며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련 업적을 언급하면서 ‘그게 국가의 역할’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 다시 포함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오늘 일본 각료회의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하는 결정을 해서 4년 만에 한일 양국이 수출규제를 모두 해제했다”며 “셔틀 정상외교 복원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수출 통제 분야의 양국 간 신뢰가 완전히 회복된 상징적 조치이기에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입 절차가 간소화됨에 따라 양국 교류와 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왼쪽은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클라우저 박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尹, 양자 석학과 대화= 윤 대통령은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우리 퀀텀 과학과 기술의 역량을 집중해서 창의적인 시너지가 나올 수 있도록 퀀텀 연구자들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퀀텀 기술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컴퓨터, 통신, 센서는 디지털 기반 사회를 기술적으로 더 발전시키고 경제, 화학, 의료, 보안, 에너지 모든 분야에서의 엄청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존 클라우저 박사를 비롯해 찰스 베넷 박사(IBM), 존 마르티니스 교수(UC 산타바바라), 김명식 교수(임페리얼칼리지), 김정상 교수(듀크대, IonQ CTO), 최순원 교수(MIT), 김영석 박사(IBM), 양자과학기술 전공 대학생, 젊은 연구자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 후 참석자들과 함께 양자컴퓨터 모형, 양자센서를 활용한 뇌자도 측정 장비 등 전시물을 둘러봤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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