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데보라’ 아우슈비츠 대사 논란…방심위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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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드라마 '보라! 데보라'가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 일화를 '외모 치장'에 비유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해당 방송분에 대해 '문제없음' 처분을 내렸다.
데보라는 이수혁(윤현민)에게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면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누군가는 자기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는 세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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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문제없음’…“비유 어설프지만 표현의 자유 존중”
ENA 드라마 ‘보라! 데보라’가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 일화를 ‘외모 치장’에 비유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해당 방송분에 대해 ‘문제없음’ 처분을 내렸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7일 회의를 열어 지난달 10일 방영된 ‘보라! 데보라’ 9회 방송분에 대해 심의한 결과 ‘문제없음’으로 의결했다.
심의 대상에 오른 건 극 중에서 데보라(유인나)가 외모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아우슈비츠 수용소 일화를 언급한 부분이다.
데보라는 이수혁(윤현민)에게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면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누군가는 자기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는 세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리조각으로 식판 뒤의 얼굴을 보면서 면도도 해서 살아남았다”며 외모관리가 생존필수라는 식의 대사를 이어갔다.
시청자들은 이 같은 대사에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이 택할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생존 방식을 단순한 ‘외모 가꾸기’에 비유하며 지나치게 가볍게 다뤘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 인생에서 이런 비유를 들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타국 역사를 가볍고 별 볼 일 없는 일로 치부해 불쾌하다” “무지의 공포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집단 학살한 독일 최대 규모의 강제 수용소다. 몇몇 유대인들은 수용소에서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외모 치장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다. 건강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들부터 가스실로 보내지던 상황 속에서 수용된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뺨을 문질러 억지로 혈색이 좋아 보이게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해당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해외까지 확산했다. 이에 제작진 측은 지난 18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시각으로 언급했어야 했는데 신중하고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며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방송심의소위에 참여한 김유진 위원도 “나치의 대량 학살 속에서 존엄성을 지키고 생존하기 위해 한 노력을 이렇게 표현한 건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하며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옥시찬 위원은 “비유가 매우 어설프고 거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작진이 부적절한 방송에 대해 사과했고 재방송은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며 별도 제재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냈다. 김우석 위원 역시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규제하면 안 된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면서 해당 논란은 ‘문제없음’으로 의결됐다.
ENA 드라마 ‘보라! 데보라’는 연애코치 데보라와 출판 기획자 수혁이 함께 연애서를 만들어가는 로맨틱 코미디로, 지난 25일 14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문제가 된 에피소드 직전인 8회에서는 최고 시청률 1.2%에 그쳤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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