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환 "장동윤, 내게 지지 않으려고…연기에 선후배가 어딨어요"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배우 오대환이 '악마들'에서 보디 체인지로 혼연일체의 연기를 함께 한 장동윤과의 호흡을 이야기했다.

27일 오전 오대환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악마들'(감독 김재훈)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악마들'은 검거의 순간 서로의 몸이 바뀐 희대의 살인마 진혁(장동윤 분)과 형사 재환(오대환), 둘의 대결을 그린 보디체인지 액션 스릴러 영화다.

극 중 장동윤과 오대환, 이들은 전혀 다른 외모를 가진데다 형사와 살인마라는 설정까지 정반대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의 몸과 정신이 바뀌며 서로를 삼킨 것 같은 눈빛과 연기로 몰입력을 높이며 서사를 이끈다.

오대환은 장동윤과의 호흡에 대해 "나쁘지 않았다"며 겸손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는 설정에 두 배우는 서로 녹음을 해서 말투를 따라해보자, 포인트를 잡아보자 이야기를 했지만 빨리 끝내야하는 영화 촬영 상황 상 시간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오대환은 "그래도 내가 동윤이보다 경험이 조금 더 있어서 경험에 따른 결정을 내렸다. 연기하는 건 어차피 자기 자신이라고, 절대 서로가 될 수 없으니 따라하지 말자고 했다"고 보디체인지 연기의 갈피를 잡았음을 밝혔다.

두 배우는 '서로 내가 진혁이라면, 재환이라면 어떨까' 생각을 하며 각자만의 1인 2역을 소화했다. 오대환은 "동윤이에게 내가 너의 몸 속에 들어갔다고 해도 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거 아니냐. 목소리도 가장 편안한 상태로 대사를 하자고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동윤은 오대환의 목소리를 따라하듯 목을 긁으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오대환은 녹음본을 들을 때까지 이를 몰랐다며 "동윤 보고 '얘 봐라? 내가 언제 목을 긁었냐, 언제 그렇게 했냐'고 물었다. 전 제가 그렇게 말하는 줄 몰랐다. 동윤이는 나름 디테일을 생각했는데 나만 그냥 연기한 것 같다"며 후배 앞에서 머쓱함을 느꼈던 일화를 전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장동윤과 연기적으로 불편한 건 단 하나도 없었다"는 오대환, 사실 둘은 '악마들' 촬영 당시 서로 다른 촬영이 겹쳐 있는 힘든 상황이었다고. 

오대환은 "저도 많은 촬영에 전국팔도를 돌고 있던 상태였다. 동윤이랑 나랑 서로 차를 타고 자고 있다가 눈 떠서 메이크업을 받으러 나오면 머리에 새집이 지어져 있고 좀비처럼 인사했다. 그렇게 잠깐 자다가 촬영하고 그랬는데 신기하게 영화가 되더라. 동윤이가 프로구나 싶었다. 되게 열심히 한 기억이 난다"며 서로 치열하게 찍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동윤이가 (저에게) 안 지려고 했던 기억도 있다. 제가 막 연기해도 거기에 주눅들지 않고 힘을 받아서 되려 자기도 올라오더라. 시너지가 좋았다. 서로 지고 싶지 않아서 막 연기했다. 연기에 선후배가 어딨냐"며 뿌듯한 웃음으로 후배 사랑을 드러냈다.

단 28회차 만에 보디 체인지,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있는 화려한 영화를 완성한 '악마들' 팀. 오대환은 열악하고 제한적인 환경이었으나 "모두가 대본보다 작품이 잘 나왔다고 한다. 저희는 다들 치열하게 찍어서 그런지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훌륭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 또한 뽐냈다.

'악마들'에서도, 인터뷰 현장에서도 눈빛만으로도 악함을 표현하는 '베테랑 악역 배우' 오대환. 그는 '더 악랄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악역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오대환은 "얼마 전 박성웅 형의 '사냥개들' 연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었다. 성웅이 형이 극 중 최태호(허준호)를 죽이는데 너무 화가나서 눈물이 나더라. 그래서 보다가 성웅 형에게 제 눈물 셀카와 함께 '형 나쁘다. 형 역할이 너무 싫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밝히며 귀여운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박성웅은 '같이 악역 많이 했는데 왜 그러냐'고 답했다고. 오대환은 "성웅이 형은 자신의 악역 계보를 이을 사람이 저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전 닮고 싶지 않다. 전 악역을 해도 예쁨 받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악역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는 오대환이 펼칠 미련없는 살벌 연기가 더욱 '악마들'을 기대케 한다.

'악마들'은 7월 5일 개봉한다.

사진 = TCO(주)더콘텐츠온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