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계기된 6월 모평, 수학 '불수능'보다 어려웠다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수학이 이른바 ‘불수능’ 수준으로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모의평가는 정부가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을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겠다고 한 계기가 된 시험이다.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킬러문항 사례에 따르면 이번 6월 모의평가에는 수학에서 3개 킬러문항이 포함돼 있었다.
6월 모평, 국어·영어 평이…수학 어려웠다
이번 6월 모의평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151점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 수학 최고점(147점)보다 높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히는 2022학년도 수능 최고점(147점)이나 2023학년도 수능 수학 최고점(145점)보다도 높을 정도로 어려웠다는 의미다. 수학 1등급 구분점수(등급컷)는 134점으로 지난해 6월 모의평가(134점), 수능(133점)과 비슷했다.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6점으로 지난해 6월 모의평가(149점)보다는 낮고 수능(134점)보다는 높았다.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모의평가 만점자 수는 1492명으로 지난해 수능(371명)보다 크게 늘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번 모의평가 국어 성적 분포를 작년 수능과 비교해 살펴보면 1등급 학생 변별력은 낮아졌지만 2~3등급의 변별력은 높은 시험이었다고 볼 수 있다. 수학의 경우 1~3등급 모두에게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는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7.62%다. 1등급 비율이 지난해 6월 모의평가는 5.74%, 수능이 7.83%였던 것을 고려하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가 지난해 수능보다는 국어 영어 수학 모두 전반적으로 어려웠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6월 모의평가는 11월에 치르는 본 수능에 비해 학생들의 공부량이 적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약 8만명으로 예상되는 반수생이 이번 6월 모평에 응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능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6월 모평에 응시한 수험생은 총 38만1673명으로 이 중 재학생은 30만6203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7만5470명이다.
수학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점수 차는 15점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두 영역 간 점수 차가 11점이었다. 똑같이 모든 문제를 맞힌다고 해도 수학 만점이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문과생보다 수학 표준점수가 대체로 높은 이과생들이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하는 이른바 ‘문과침공’이 더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 선택 비율은 더 높아졌다. 이번 6월 모의평가 수학에서 미적분 선택 비율은 48.5%로, 처음으로 확률과 통계(47.8%) 선택 비율을 추월했다. 임 대표는 “문과 학생도 미적분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고난도 문제가 빠지는 기조에 따라 앞으로 미적분 집중현상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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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평에도 킬러문항 7개, “변별력 확보 약속”
정부는 앞서 22개 킬러문항을 공개하면서 앞으로 불필요하게 고차원적인 접근방식을 요구하거나 공교육 학습만으로는 풀이 방법을 생각하기 어려운 문항을 출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킬러문항으로 지목된 22개 문항 중 7개는 6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킬러문항이 있으면 불수능이고 없으면 물수능이라는 것은 사교육의 논리다. 킬러문항 배제로 물도 불도 아닌 공정한 수능이 될 수 있다”며 “변별력 확보라는 수능의 중요한 역할을 약화시키지 않고 수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혼란이 없도록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출제 당국이 수능 난이도를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정부 방침을 고려하면, 국어·영어·탐구는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될 것으로 보이며 어려웠던 수학은 더 쉽게 출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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