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표범 나타났다" 영주 술렁…대신 찾은 건 '삵'과 개 발자국
최근 악어와 표범 등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야생동물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잇따르며 경북 영주시가 술렁였다. 악어는 전문가를 동원한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도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고, 표범으로 추정되는 동물 발자국도 들개 발자국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영주군에 따르면 악어는 지난 13일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교 인근에서 목격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오후 7시쯤 한국인 1명과 필리핀 국적 근로자 4명이 “1m 크기 악어가 물 밖에 있다가 내성천 수중으로 들어가 사라졌다”라고 알렸다.
드론·무인센서카메라 동원했지만…“악어 흔적 없어”
환경부는 대구지방환경청·국립생물자원관 등 소속 기관과 함께 신고 다음 날인 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 동안 내성천 상류의 영주댐 부근부터 하류 낙동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54㎞ 구간을 수색했다. 수색에는 파충류 전문가 투입됐으며 드론과 무인센서카메라도 동원됐다.
하지만 결국 악어는 물론 악어 서식지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영주시 문수면 무섬교 인근에서 악어로 추정되는 동물을 봤다는 신고가 있었지만, 악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과 고라니·너구리 등 다른 야생동물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달은 무섬교 일대에 4~7마리가 사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일정 거리에서는 수달을 악어로 헷갈릴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멸종위기보호동물인 ‘삵’도 발견됐다. 수색 작업에 동원됐던 영주시청 공무원이 지난 25일 악어 발견 신고 지점인 무섬교에서 삵을 발견해 카메라에 담았다. 야행성 동물인 삵은 오리·들쥐를 잡아먹는 고양잇과 야생동물로, 주로 강원도 산간지방에 서식한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경북 영주시 상망동 한 채소밭에서 표범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동물 발자국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악어 이어 표범 발자국 신고도 “개 발자국으로 확인”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50대 주민이 “상망동에 있는 콩밭에서 표범의 것으로 보이는 야생동물 발자국을 발견했다”며 112에 신고했다. 그는 “야생동물보호협회에 확인해 보니 표범으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국내 야생 표범은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개체 수가 많았지만, 일제의 호랑이 말살 정책으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발자국은 개 발자국으로 확인됐다. 환경부가 대구지방환경청·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해당 텃밭과 발자국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판명됐다.
조사에 참여한 국립생물자원관의 포유류 전문가는 해당 발자국의 발톱이 드러나 있고 좌우 대칭이기 때문에 표범과 같은 고양잇과 동물이 아닌 개과 동물 발자국이라고 단정 지었다. 고양잇과 동물 발자국은 좌우로 대칭을 이루지 않고 발톱 자국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또 폭이 7~8㎝ 이상으로 크기 때문에 소형 동물인 여우·너구리가 아닌 개 발자국이라고 덧붙였다.
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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