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20㎞ 올린 최지민, 태극마크에 올스타까지

김효경 2023. 6. 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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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좌완 최지민. 사진 KIA 타이거즈

시속 130㎞까지 떨어졌던 구속을 20㎞ 끌어올렸다. 그러자 태극마크도 달고, 생애 첫 올스타의 영광도 따라왔다.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신데렐라 최지민(20) 이야기다.

KBO는 26일 투표로 선발된 올스타 명단 24명(나눔·드림 올스타 각 12명)을 발표했다. 나눔 올스타(KIA·키움·한화·NC·LG) 중간 투수 1위의 영광은 최지민에게 돌아갔다. 최지민은 팬투표 1위, 선수단 투표 2위를 차지하며 프로 데뷔 2년 만에 생애 첫 올스타전 나들이를 나서게 됐다.

최지민은 지난해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강릉고 시절 최고 143㎞의 패스트볼을 던졌고, 제구력까지 갖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1군에선 6경기 등판에 그쳤다. 부담감 탓인지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손승락 KIA 퓨처스(2군) 감독은 "풀죽은 고등학생 같았다. 구속을 측정하니 130, 131㎞가 나왔다"고 했다.

KIA는 당시 전력강화 코디네이터였던 손승락 감독에게 어린 선수 몇 명을 집중훈련시키게 했다. 최지민도 그 중 하나였다. KIA는 미국 야구 아카데미인 드라이브라인 시스템을 2군에 접목시키고 있다. 최지민은 "꼬임 동작을 투구 메커니즘에 활용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가을엔 구속을 완전히 회복했다.

KIA 왼손투수 최지민. 연합뉴스

시즌이 끝났지만, 지구 반대편엔 최지민이 던질 수 있는 곳이 있었다. 호주프로야구리그다. KBO리그 구단들은 유망주들을 질롱 코리아에 보내 경험을 쌓게 한다. 최지민은 질롱에서 17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1.47을 찍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구속이 148㎞까지 올라갔다. 최지민은 "마음 편히 던져도 된다는 생각으로 던지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정규시즌엔 더 좋아졌다. 마침내 '150'의 벽까지 넘어섰다. 5월 16일,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데뷔 첫 승과 세이브를 연달아 챙겼다. 아직 시즌 절반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30경기에 등판했다. KIA 팬들이 "너무 많이 던져 걱정"이라고 할 정도다.

이달 초에도 최지민은 경사를 맞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엔트리의 절반인 투수가 12명인데, 그 중 좌완은 3명이다. 구창모(NC 다이노스)와 이의리(KIA)는 선발이고, 구원투수 중 왼손은 최지민이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왼손투수들은 왼손 타자에 강하고, 오른손 타자에 약하다. 하지만 최지민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03), 우타자 피안타율(0.197)의 차이가 거의 없다. 슬라이더와 반대방형인 오른손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을 잘 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멀티 이닝' 소화 능력을 갖췄다. 올해 10경기에서 1이닝 이상을 던졌다. 엔트리가 한정적인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최지민을 기대하는 이유다.

KIA 왼손투수 최지민. 연합뉴스

KIA는 올 시즌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반격의 여지는 있다.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아도니스 메디나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1군에 합류해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팀 타율(0.257, 5위), 홈런(41개, 5위), 평균자책점(3.90, 5위) 등 기록도 나쁘지 않다.

다만 6월 들어 1점 차 패배만 6번 당하는 등 불펜진이 흔들렸다. 마무리 정해영도 빠져 있다. 역설적으로 구원진이 안정감을 찾는다면 5강 도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6월 초 다소 주춤했다 다시 무실점 행진을 시작한 최지민이 그 중심에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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