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20㎞ 올린 최지민, 태극마크에 올스타까지
시속 130㎞까지 떨어졌던 구속을 20㎞ 끌어올렸다. 그러자 태극마크도 달고, 생애 첫 올스타의 영광도 따라왔다.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신데렐라 최지민(20) 이야기다.
KBO는 26일 투표로 선발된 올스타 명단 24명(나눔·드림 올스타 각 12명)을 발표했다. 나눔 올스타(KIA·키움·한화·NC·LG) 중간 투수 1위의 영광은 최지민에게 돌아갔다. 최지민은 팬투표 1위, 선수단 투표 2위를 차지하며 프로 데뷔 2년 만에 생애 첫 올스타전 나들이를 나서게 됐다.
최지민은 지난해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강릉고 시절 최고 143㎞의 패스트볼을 던졌고, 제구력까지 갖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1군에선 6경기 등판에 그쳤다. 부담감 탓인지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손승락 KIA 퓨처스(2군) 감독은 "풀죽은 고등학생 같았다. 구속을 측정하니 130, 131㎞가 나왔다"고 했다.
KIA는 당시 전력강화 코디네이터였던 손승락 감독에게 어린 선수 몇 명을 집중훈련시키게 했다. 최지민도 그 중 하나였다. KIA는 미국 야구 아카데미인 드라이브라인 시스템을 2군에 접목시키고 있다. 최지민은 "꼬임 동작을 투구 메커니즘에 활용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가을엔 구속을 완전히 회복했다.
시즌이 끝났지만, 지구 반대편엔 최지민이 던질 수 있는 곳이 있었다. 호주프로야구리그다. KBO리그 구단들은 유망주들을 질롱 코리아에 보내 경험을 쌓게 한다. 최지민은 질롱에서 17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1.47을 찍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구속이 148㎞까지 올라갔다. 최지민은 "마음 편히 던져도 된다는 생각으로 던지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정규시즌엔 더 좋아졌다. 마침내 '150'의 벽까지 넘어섰다. 5월 16일,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데뷔 첫 승과 세이브를 연달아 챙겼다. 아직 시즌 절반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30경기에 등판했다. KIA 팬들이 "너무 많이 던져 걱정"이라고 할 정도다.
이달 초에도 최지민은 경사를 맞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엔트리의 절반인 투수가 12명인데, 그 중 좌완은 3명이다. 구창모(NC 다이노스)와 이의리(KIA)는 선발이고, 구원투수 중 왼손은 최지민이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왼손투수들은 왼손 타자에 강하고, 오른손 타자에 약하다. 하지만 최지민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03), 우타자 피안타율(0.197)의 차이가 거의 없다. 슬라이더와 반대방형인 오른손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을 잘 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멀티 이닝' 소화 능력을 갖췄다. 올해 10경기에서 1이닝 이상을 던졌다. 엔트리가 한정적인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최지민을 기대하는 이유다.
KIA는 올 시즌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반격의 여지는 있다.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아도니스 메디나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1군에 합류해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팀 타율(0.257, 5위), 홈런(41개, 5위), 평균자책점(3.90, 5위) 등 기록도 나쁘지 않다.
다만 6월 들어 1점 차 패배만 6번 당하는 등 불펜진이 흔들렸다. 마무리 정해영도 빠져 있다. 역설적으로 구원진이 안정감을 찾는다면 5강 도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6월 초 다소 주춤했다 다시 무실점 행진을 시작한 최지민이 그 중심에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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