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귀환’ 술렁이는 野…친명계·친낙계, 견제구의 속사정

류정민 2023. 6. 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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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 이후 당내 역학 구도에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친이낙연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약점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이 전 대표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신경민 전 의원이 26일 "(이 대표가) '이낙연 악마화'에 무관하다고 저희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친이재명계는 불편한 정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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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역할론 주목받는 野
친명-친낙, 정면충돌은 자제
계파갈등 책임 피하려는 포석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 이후 당내 역학 구도에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친이낙연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약점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이 전 대표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신경민 전 의원이 26일 “(이 대표가) ‘이낙연 악마화’에 무관하다고 저희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친이재명계는 불편한 정서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으로 알려진 이른바 ‘개딸’ 논란은 이 대표의 약한 고리다.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 내부에서도 비판받는 대목이다.

친이낙연계 쪽에서 개딸 문제를 부각하는 이유는 이낙연 비토론의 진원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친이낙연계 쪽에서도 이 대표와의 정면충돌은 피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가 귀국하자마자 당내 분란이 심화할 경우 계파 갈등을 자극한 책임 당사자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전 대표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지난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2020년 4월15일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당 대표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본인은 빅매치로 여겨지던 서울 종로에 직접 출마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었다. 본인의 종로 당선과 당의 총선 압승을 견인하면서 정치적 주가는 수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당내 대선레이스에서 이 대표에게 패한 이후 미국으로 향한 뒤 정치적인 숨 고르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전 대표에게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제22대 총선에서 2020년의 영광을 재연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2027년 대선을 꿈꾸는 입장에서 내년 총선은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재명-이낙연 양강 체제로 전환을 서둘러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리할 경우 정치적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게 고민이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성찰이 먼저다. 너무 신중하고 엄중하고 여론조사에 소심해져서 지금 뭡니까”라고 이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4월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친이낙연계 입장에서는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수록 견제의 수위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이낙연계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단순히 어떤 계파의 수장 또는 어떤 비명계, 이런 차원을 넘어서 민주당이 잘 되는 방향이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 것이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지도자의 입장에서 미래를 준비할 것이란 얘기다.

친이재명계 역시 정면충돌은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게 고민이다. 이 대표 중심으로 대여 투쟁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당내 분란이 커질 경우 정치 리더십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여당 쪽에서 야당의 계파 갈등이 커지는 것을 은근히 기대하는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친이재명계와 친이낙연계가 서로 견제구를 날리고 있지만, 총공세 모드로 전환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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