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자식 잃은 母 마음에 눈물로 공감…"아이가 자책 바라지 않을 것" (결혼지옥) [전일야화]

이이진 기자 2023. 6. 2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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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이 첫아이를 잃고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로했다.

2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4년 동안 두 집 살림을 하며 주말부부로 지낸 두살 부부가 등장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아내는 오랜 시간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알코올에 의존할 만큼 심각한 상태였고, 오은영은 "술 안 된다. 정신 차리셔야 한다"라며 걱정했다.

아내는 "첫 번째 결혼. 그다음에 아이의 죽음. 여름 방학에 아이가 이를 자기가 혼자 뺐다고 할아버지가 장하다고 천 원을 줘가지고 과자를 사 먹으려고 나갔다가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택배 차량이 후진하다가 애를 쳤다. 그래서 하늘나라로 갔고"라며 털어놨다.

아내는 "안 믿었다. 내 눈으로 봐야 되겠더라. 안 믿기니까. 그런데 한쪽 눈을 뜨고 있었다. 애가. 엄마 보고 눈 감으려고 그랬는지 눈 안 감더라. 제가 계속 안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못 안게 하더라. '이제 엄마 봤으니까 가' 했다. 한쪽 눈을 계속 안 감으려고 한다. 계속 보려고. 나중에 감더라. 그렇게 보내주고"라며 눈물 흘렸고, 오은영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또 아내는 "솔직히 어머님 때문에 결혼한 거다. 그냥 인연이었나 보다. 보자마자 좋았다. 재혼이고 아들은 장가도 안 갔는데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고 그런 것도 전혀 없으시고. 그냥 딸처럼 잘 때 제가 다리를 좀 허우적거렸나 보다. 잠결에 누가 다리를 만지는 것 같아서 봤더니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적이 있어서 손에 힘이 없는데도 그 힘없는 손으로 제 다리를 주물러주고 계시더라"라며 시어머리를 향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아내는 "시어머니는 저한테 완벽한 엄마다. 천사 엄마. 어머님이 (결혼식을) 가을에 하라고 할 때 했으면 보고 돌아가셨을 텐데 제가 재혼이다 보니까 계속 미뤘다. 그러다 돌아가셨다"라며 고백했다.

특히 오은영은 "(아이를 잃은) 그 비통함을 어떤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너무 힘든 이야기이시겠지만 굉장히 큰 용기를 갖고 이 자리에 나오셨는데 너무 힘든 이야기일 것 같다. 우리 모두가 마음 다해서 아내분의 힘든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그때 마음을 들어보자"라며 다독였다.

아내는 "내가 이혼 안 하고 키웠으면. 내가 데리고 있었으면 안 죽었을 텐데. 제 잘못 같아서 더 말을 못 꺼내겠다. 제가 못 지켜줬으니까"라며 죄책감을 호소했고, 오은영은 "너무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들의 마음 안에는 순간순간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 이런 경우에는 순간순간에 대한 죄책감이 남는다"라며 위로했다.

오은영은 "내가 이랬더라면. 그렇게 안 했더라면. 그럼 아이가 이렇게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그 마음 이해한다. 어쨌든 너무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나친 죄책감과 자책은 하늘에 있는 아이가 엄마가 그러지 않기를 바랄 거다"라며 전했다.

아내는 "이렇게 이야기해 주시는 분이 선생님밖에 없다"라며 감동했고, 오은영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아마 이 아내분은 이혼하고 여러 가지로 혼자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들었겠냐. 이 아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였을 거다. 이 아이를 붙잡고 내가 열심히 살아야지. 힘을 내야지. 동아줄 그런 존재였을 거다. 아내는 세상을 다 잃은 거 같을 거다. 치료받으면서 추스르면서 다시금 다른 사람과 연결고리를 갖고 추슬렀던 가장 큰 이유가 시어머니다"라며 밝혔다.

오은영은 "이 시어머니가 왜 좋았을까 생각해 보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신 거다. 다시금 살아간 끈을 잡은 그런 마음이었을 거다. 살아갈 마음을 얻게 하는 귀하고 소중한 존재가 갑자기 없어졌다"라며 아내의 마음을 헤아렸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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