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111번 찔렀다…“재혼에 배신감” 父에 살인예고

권남영 2023. 6. 27.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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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당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는 불우한 성장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 성격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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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온라인에 ‘존속 살인’ 검색하기도
또래 여성 살해 당시 교복을 입고 피해자의 집으로 향하는 정유정.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당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검찰과 JTBC 등에 따르면 정씨는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110회 넘게 찌르는 잔혹함을 보였다. 치명상을 주지 못한 신체 부위에서도 피해 흔적이 발견됐고, 시신의 지문 감식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신체 부위도 자른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검찰 조사 당시 “분명히 피해자를 죽였는데 살아나서 나에게 말을 했다”며 “나의 정신 감정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망상에 따른 ‘심신미약’ 판정을 노린 진술이라는 게 범죄심리학자들의 판단이다. 정씨는 처참한 피해자 사진을 보고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의 집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KBS 보도화면 캡처


정씨는 또 검찰에 “아버지의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시절부터 부모와 떨어져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던 그는 범행 3일 전 아버지와 2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며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정씨는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쌓인 서운했던 감정을 토해내며 “내가 큰일을 저지르면 아빠가 고통받을 것이다. 큰일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고 말했다. 어려웠던 환경에 대해 아버지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달 23일 정유정과 아버지의 통화 내용 일부. JTBC 보도화면 캡처


정씨는 실제 대입과 공무원시험 준비에 실패한 뒤 온라인에 ‘존속 살인’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심리 분석 결과 ‘정씨가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3자에게 피해를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씨를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절도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는 불우한 성장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 성격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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