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자식 잃은 아내 위로…"아이가 죄책감 바라지 않을 것" (결혼지옥) [종합]

이이진 기자 2023. 6. 2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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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이 첫아이를 잃고 죄책감을 느끼는 두살 부부 아내를 위로했다.

2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오은영이 첫아이를 잃고 우울증을 앓는 두살 부부의 아내를 위로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아내는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서도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었고, 오은영은 "술 안 된다. 정신 차리셔야 한다"라며 당부했다.

아내는 힘들었던 과거에 대해 "첫 번째 결혼. 그다음에 아이의 죽음. 여름 방학에 아이가 이를 자기가 혼자 뺐다고 할아버지가 장하다고 천 원을 줘가지고 과자를 사 먹으려고 나갔다가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택배 차량이 후진하다가 애를 쳤다. 그래서 하늘나라로 갔고"라며 오열했다.

아내는 "안 믿었다. 내 눈으로 봐야 되겠더라. 안 믿기니까. 여름이라 잘 안 보여주려고 하더라. 날씨가 더우니까. 안치소에서 꺼내달라고 보여달라고. 그런데 한쪽 눈을 뜨고 있었다. 애가. 엄마 보고 눈 감으려고 그랬는지 눈 안 감더라. 제가 계속 안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못 안게 하더라. '이제 엄마 봤으니까 가' 했다"라며 고백했다.

아내는 "한쪽 눈을 계속 안 감으려고 한다. 계속 보려고. 나중에 감더라. 그렇게 보내주고"라며 과거를 회상했고, 오은영과 MC들은 함께 눈물 흘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아내는 "솔직히 어머님 때문에 결혼한 거다. 그냥 인연이었나 보다. 보자마자 좋았다. 재혼이고 아들은 장가도 안 갔는데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고 그런 것도 전혀 없으시고. 그냥 딸처럼 잘 때 제가 다리를 좀 허우적거렸나 보다. 잠결에 누가 다리를 만지는 것 같아서 봤더니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적이 있어서 손에 힘이 없는데도 그 힘없는 손으로 제 다리를 주물러주고 계시더라"라며 시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고백했다.

아내는 "시어머니는 저한테 완벽한 엄마다. 천사 엄마. 어머님이 (결혼식을) 가을에 하라고 할 때 했으면 보고 돌아가셨을 텐데 제가 재혼이다 보니까 계속 미뤘다. 그러다 돌아가셨다"라며 속상해했다.

이후 오은영은 "(아이를 잃은) 그 비통함을 어떤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너무 힘든 이야기이시겠지만 굉장히 큰 용기를 갖고 이 자리에 나오셨는데 너무 힘든 이야기일 것 같다. 우리 모두가 마음 다해서 아내분의 힘든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그때 마음을 들어보자"라며 질문했다.

아내는 "내가 이혼 안 하고 키웠으면. 내가 데리고 있었으면 안 죽었을 텐데. 제 잘못 같아서 더 말을 못 꺼내겠다. 제가 못 지켜줬으니까"라며 후회했고, 오은영은 "너무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들의 마음 안에는 순간순간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 이런 경우에는 순간순간에 대한 죄책감이 남는다"라며 공감했다.

오은영은 "내가 이랬더라면. 그렇게 안 했더라면. 그럼 아이가 이렇게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그 마음 이해한다. 어쨌든 너무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나친 죄책감과 자책은 하늘에 있는 아이가 엄마가 그러지 않기를 바랄 거다"라며 다독였다.

아내는 "이렇게 이야기해 주시는 분이 선생님밖에 없다"라며 고마움을 느꼈고, 오은영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아마 이 아내분은 이혼하고 여러 가지로 혼자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들었겠냐. 이 아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였을 거다. 이 아이를 붙잡고 내가 열심히 살아야지. 힘을 내야지. 동아줄 그런 존재였을 거다. 아내는 세상을 다 잃은 거 같을 거다. 치료받으면서 추스르면서 다시금 다른 사람과 연결고리를 갖고 추슬렀던 가장 큰 이유가 시어머니다"라며 분석했다.

오은영은 "이 시어머니가 왜 좋았을까 생각해 보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신 거다. 다시금 살아간 끈을 잡은 그런 마음이었을 거다. 살아갈 마음을 얻게 하는 귀하고 소중한 존재가 갑자기 없어졌다"라며 위로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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