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묘연' 프리고진 침묵 깼다…"정부 전복 목적 아니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턱밑에서 무장 반란을 멈춘 뒤 행적이 묘연했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6일(현지시간) "정부를 전복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공개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24일 반란을 중단한 뒤 프리고진의 발언이 전해진 것은 이틀 만이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11분짜리 음성 메시지에서 "우리는 불의로 인해 행진을 시작했다"며 "아무도 국방부와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고, 바그너 그룹은 7월 1일 이후로 존재하지 않을 예정이었다"고 반란 배경을 밝혔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10일 바그너 그룹 등 용병기업에 대해 오는 7월 1일까지 정식으로 국방부와 계약하고 활동하도록 지시했다. 구러나 프리고진이 이에 반발하며 계약을 거부한 것이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공격 의사를 보이지 않았으나 (러시아 정규군으로부터) 미사일과 헬리콥터의 공격을 받았다"며 "그것이 (행진의) 신호탄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의의 행진'의 목표는 바그너 그룹의 파괴를 피하는 것이었다. 특별군사작전 중 실책을 저지른 이들의 책임을 묻고 싶었다"며 "러시아 정부 전복을 위해 행진한 것이 아니었고, 러시아 항공기를 공격해야만 했던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또 "우리는 지난해 2월 24일(우크라이나 침공일)이 어떻게 흘러갔어야 했는지 그 예시를 보여주었다"면서도 "러시아 병사들이 피를 흘리는 것을 막으려 후퇴를 명령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협상 결과 반란을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망명하기로 했으나, 당일 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를 떠난 뒤 행적이 묘연한 상태였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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