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킬러’ 대학별 논술 점검 강화…EBS 유료강좌 무료로

이가람 2023. 6. 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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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5조원이 넘는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가 사교육 종합대책을 내놨다. 수능 초고난도 문항(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대학별 논술·구술 문항 점검도 강화한다. EBS 유료 강좌는 무료로 전환하고, ‘초등의대반’이나 유아 영어학원(영어유치원)에 대한 실태조사도 한다.

교육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대책을 발표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 1인당 사교육비가 50.9%나 급증하는 등 사교육 문제를 사실상 방치했다”며 “수능 사교육 외에도 그간 학부모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 수요를 공교육이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사교육이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김경진 기자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2007년에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였다. 총 사교육비는 25조9538억원에 달했다. 2014년 이후 9년 만에 나온 사교육 종합대책에서 교육부는 대입부터 유아까지 맞춤형 과제를 제시했다.

대입은 ‘킬러 문항’ 배제와 함께 논술과 구술 등 대학별 고사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그동안 대학들이 수시 전형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논술과 구술은 수능 킬러 문항과 더불어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분석에 따르면 2023학년도 입시에서도 서울 지역 15개 대학 중 14개 대학 수학 논술 문제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됐다. 현재도 교육부는 대학별 고사가 고교 교육과정을 준수하는지 점검하고 있지만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고등학생의 선행학습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EBS를 통한 맞춤형 학습 지원도 강화한다. 현재 연간 71만원 상당의 유료 서비스인 ‘EBS 중학 프리미엄’을 무료로 전환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학습 수준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수준별 학습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공교육 내에서 충분한 보충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교원자격 소지자와 대학생을 활용한 학습 지원 튜터링도 확대한다.

박경민 기자

돌봄 공백으로 발생하는 초등학생의 사교육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전일제 돌봄을 제공하는 늘봄학교를 확대하고 1학년 학생을 위한 교육·돌봄 프로그램인 에듀케어의 기간도 최대 1학기에서 1년으로 늘린다. 또한 사교육 수요가 많았던 예체능 분야를 방과후학교로 흡수하기 위해 예술 체육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통계청의 ‘2022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따르면 예체능·취미·교양 사교육 비율은 초등학생이 67.8%로 중학생(28.4%), 고등학생(16%)보다 더 높았다. 전년 대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율도 일반교과(12.1%)보다 예체능(15.8%)이 더 높다.

초등의대반과 영어캠프 등 신규 사교육 분야는 실태 점검을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교육 불안 마케팅에 속지 않도록 입시 정보와 학원 운영 실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유아 공교육도 강화한다. 그동안 통계에서 제외된 유아 사교육비 실태 조사를 새로 실시하고, 유아 영어학원(영어유치원)은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정상화를 유도한다. 영어유치원은 실용 외국어를 교습과목으로 등록한 학원임에도 음악과 미술, 체육, 한글 수업과 급식 시간을 운영하는 등 편법 운영 사례가 잇따랐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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