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도 않는 ‘합성함수’도… 교육부가 공개한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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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킬러문항' 핀셋 제거 방침을 밝히며 그간 논란이 됐던 킬러문항을 공개했다.
고차원적인 접근 방식, 추상적 개념 사용뿐 아니라 교육과정에 포함된 내용이라 해도 지나치게 많은 요소가 얽혀 있는 경우 킬러문항으로 분류했다.
교육부는 "시간 흐름의 이해라는 추상적 개념이 지문에서 다뤄져 내용 이해가 어렵고, 지문에서 구조가 복잡하고 긴 문장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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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버 법칙’ ‘변증법’ 다룬 국어
지수함수·삼각함수 결합 수학 등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킬러문항’ 핀셋 제거 방침을 밝히며 그간 논란이 됐던 킬러문항을 공개했다. 고차원적인 접근 방식, 추상적 개념 사용뿐 아니라 교육과정에 포함된 내용이라 해도 지나치게 많은 요소가 얽혀 있는 경우 킬러문항으로 분류했다.
교육부는 최근 3년간의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 등 4개 시험에서 22개 킬러문항을 골라내 26일 발표했다. 과목별로 국어 7개, 수학 9개, 영어 6개 문항이다.
국어 과목의 킬러문항으로는 지난해 치러진 수능에서 가장 높은 오답률(EBS 채점 기준 약 84.9%)을 낸 17번 ‘게딱지 문항’이 소개됐다. 기초대사량에 관한 ‘클라이버 법칙’이 지문으로 제시된 대표적인 융복합형 문제였다. 스위스 생물학자 막스 클라이버의 기초대사량에 관한 연구가 지문으로 나왔는데, 수험생들로서는 클라이버가 최소 제곱법으로 도출한 법칙을 토대로 수컷 농게의 게딱지 폭과 집게발 길이 간 연관성을 추론해야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적 직선의 기울기, 편차 제곱 합, 일반적인 그래프와 L-그래프의 개념 차이 등 다양한 수학적 지식을 파악하고 해당 내용의 의미를 지문에서 찾아야 한다. 추론해야 할 정보량이 과다하다”고 설명했다.
2022학년도 수능에선 프리드리히 헤겔의 ‘변증법’을 다룬 8번 문항 등이, 최근의 6월 모의평가에선 청록파 시인으로 알려진 조지훈의 ‘맹세’ 등 2개의 시를 지문으로 제시한 뒤 의미 해석을 요구한 문항 등이 킬러문항으로 꼽혔다.
이들 문항은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정보를 한꺼번에 이해해야 풀 수 있는 고난도 추론형에 가깝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국어 교사 출신인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문에 등장하는 수많은 정보를 동시에 추론해야 하는 문항”이라며 “추론형은 이전부터 자주 나오던 문항이라 융복합형보다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의 9개 킬러문항은 모두 주관식이었다. 지난해 수능에서 출제된 공통과목 22번 문항의 경우 오답률이 94.5%로 가장 높았다. 100명 중 5~6명 정도만 정답을 맞힌 셈이다. 그다음으로 오답률(94.3%)이 높았던 미적분 30번 문항은 지수함수, 삼각함수 등이 결합한 형태였다. 교육부는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복잡한 형태여서 수험생의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영어 과목의 킬러문항은 교과과정보다 어려운 수준의 문장구조와 추상적 개념이 담긴 지문을 사용한 ‘빈칸 추론형’이 대부분이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수능 공통과목 34번 문항(오답률 83%)으로 미국 철학자 헨리 슈의 저서를 인용한 문항이었다.
교육부는 “시간 흐름의 이해라는 추상적 개념이 지문에서 다뤄져 내용 이해가 어렵고, 지문에서 구조가 복잡하고 긴 문장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은 “(킬러문항 선정은) 교육과정 안이냐, 밖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에서 다룰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 기준”이라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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