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바꿨더니, 팔팔해진 다섯 구단
프로야구 개막 후 한국에 온 대체 외국인 투수들이 각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순위 싸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 투수 교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개막전에서 다친 버치 스미스를 지난 4월 내보내고 리카르도 산체스를 영입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산체스는 올해 26세의 젊은 왼손 투수다. 한화에 오자마자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26일까지 8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한화의 최하위 탈출에 기여했다.
특히 지난 10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가장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3회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43분이나 중단됐는데도, 공 112개를 던지면서 삼진 8개를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지난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3회 박건우의 타구에 팔뚝을 맞고도 5회까지 버텨내 박수를 받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산체스는 투구 템포가 빠르고 스트라이크를 공격적으로 던진다. 그 덕에 야수들의 공격력도 상승하는 것 같다”며 “한국에는 왼손 타자의 몸쪽을 공략하는 왼손 투수가 거의 없는데, 산체스는 (그렇게) 할 줄 안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코스 활용을 많이 연구한 듯하다”고 말했다.
선두 SSG 랜더스의 왼손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도 위력적이다. 쿠바 출신인 엘리아스는 부상으로 한 경기도 못 던진 애니 로메로의 대체 선수로 지난 5월 한국에 왔다. 그 후 6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6실점)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치솟았지만, 저력은 이미 보여줬다. 특히 지난달 31일 삼성전과 이달 6일 KIA 타이거즈전, 13일 KT 위즈전에서 잇따라 7이닝을 던지면서 3실점 이내로 막아냈다.
SSG는 2위 LG에 0.5경기 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다. 27일부터 인천에서 LG와의 3연전도 예정돼 있다. 엘리아스가 기복 없는 투구를 보여준다면, 선두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5위 경쟁에 뛰어든 KT와 두산은 나란히 ‘구관’을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KT는 보 슐서 대신 2021년 통합 우승의 주역인 윌리엄 쿠에바스를 다시 불러들였다. 쿠에바스는 2019년부터 통산 33승 2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하다 지난 시즌 도중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복귀전이던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3실점으로 예열한 뒤 23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첫 승을 따냈다. 이강철 KT 감독은 “정말 좋은 피칭을 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가 기대된다”고 했다.
두산도 지난해 함께했던 브랜든 와델을 다시 불러왔다. 브랜든은 지난 시즌에도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선수로 두산에 왔다가 11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올 시즌 재계약은 하지 못했지만,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퇴출당하면서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브랜던은 지난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을 뿐, 팀에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호투였다. 또 다른 5강 경쟁자 키움은 장수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와 작별하고 왼손 투수 이안 맥키니를 영입했다. 맥키니는 25일 고척 두산전에서 4이닝 5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KBO리그 신고식을 마쳤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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