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간다던 프리고진, 행방 묘연…바그너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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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로 떠나기로 했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방이 불분명하다.
서방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반역자' 프리고진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됐고 크렘린궁이 이미 프리고진 제거 계획을 세웠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지난 24일 밤 벨라루스 중재로 푸틴 대통령과 합의한 뒤 점령 중이던 러시아 로스토프 남부군 사령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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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로 떠나기로 했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방이 불분명하다. 서방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반역자’ 프리고진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됐고 크렘린궁이 이미 프리고진 제거 계획을 세웠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지난 24일 밤 벨라루스 중재로 푸틴 대통령과 합의한 뒤 점령 중이던 러시아 로스토프 남부군 사령부를 떠났다. 그러나 아직 벨라루스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벨라루스 측도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는지 구체적인 정보가 없으며 입국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럽 정보당국 관리들은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의 보복을 우려해 러시아 남부 밀레로보 군 비행장을 통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프리카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이 비행장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처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러시아군은 바그너그룹 무장반란으로 병사 13명과 헬리콥터 6대, IL-22 항공관제기 1대를 잃었다. WP는 러시아 전문가들을 인용해 “크렘린은 시간이 지나면 프리고진과 그의 추종자들을 조용히 제거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이언 휘트모어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프리고진이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푸틴 정권은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너그룹도 현재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의장은 전날 의회가 민간군사기업(PMC)를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발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단 카르타폴로프 의장은 “지도부가 아닌 전투 대원들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들은 규제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용병들이 러시아군 수뇌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규군 재배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러시아 연구책임자 마이클 코프먼은 “이들을 러시아 군대에 통합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현 상황을 ‘러시아의 균열’이라고 평가하며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ABC CNN 등 미국 방송사 4곳에 연이어 나와 “푸틴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 도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제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 더 많은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푸틴은 몇 주 혹은 몇 달에 걸쳐 대응해야 할 온갖 종류의 새로운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에게 혼란이 추가됐다는 사실은 적어도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푸틴은 자신을 프리고진과 직접 협상하는 수준까지 낮추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루카셴코 같은 사람을 대리로 협상하는 것이 유용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와 관련 프리고진이 모스크바 진격을 돌연 포기하고 협상안을 받아들인 것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바그너그룹 수뇌부의 가족을 해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자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크렘린의 유순한 총독’으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유일한 승자”라고 평가했다. NYT는 “국제사회에서 ‘왕따’ 신세이던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발판 삼아 ‘신뢰할 수 있는 중재자’이자 ‘충성스러운 푸틴의 동맹’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장은현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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