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오류에 기말고사도 미뤘다…교원단체 "감사 청구할 것"
최근 개통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오류가 발생하면서 대입 수시모집을 앞둔 교육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기말고사 문제를 재출제하거나 시험을 연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1일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4세대 나이스를 도입했다. 나이스는 교육부와 교육청은 물론 전국 1만여개 학교를 연결하는 전산 시스템으로, 학교생활기록부 관리부터 시험 및 성적 관리, 학생 배치와 교원평가까지 대부분의 학교 업무가 이뤄진다. 이번 4세대 나이스는 이른바 '지능형 나이스'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접목했다.
하지만 4세대 나이스 도입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오류가 잇따랐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접수한 피해 사례에 따르면 경기 수원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부를 수정하던 중 저장한 뒤 다시 조회했더니 다른 학교의 학급 명단이 노출됐다. 서울의 고교에서는 3학년 확률과 통계 과목 성적을 출력했는데, 미적분 과목의 점수가 출력되는 사례가 있었다. 다른 반의 수행평가 결과가 보이거나 합산 점수 계산이 잘못됐다는 사례도 있었다.
기말고사 기간에 나이스 오류가 계속되자 일부 학교는 시험 문제를 다시 출제하고 있다. 정답 유출을 우려해 시험을 연기한 학교도 있다.
대입 수시모집을 위한 고3 학생부 작성을 7~8월까지 마감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교사는 교사노조 측에 “대학에 대입 전형 자료를 제공할 때 A학생 생기부가 아니라 B학생의 생기부가 전송되면 어떻게 하느냐. 성적은 소중한 개인정보인데 유출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전했다.
교사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하필 기말고사를 치르는 기간에 적용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 23~25일 교사 342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9.1%가 “4세대 나이스 개통 시기가 부적절했다”고 응답했다.
나이스 도입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는 교원노조도 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정기고사 문항정보표가 유출된 경위와 성적 처리가 몰린 시기에 개편이 이뤄진 배경 등을 지적하면서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26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24억원을 들여 개발한 나이스가 하루만에 먹통이 됐다”며 교육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접속 지연 해소를 위해 서버를 증설하는 한편 기능을 개선해 26일 현재 나이스가 전반적으로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출력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 문항정보표는 기말고사가 종료된 이후에 출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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