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익 은닉' 김만배 최측근들 보석 석방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대장동 개발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측근들의 보석 청구가 인용됐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월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화천대유 이사 최우향씨(쌍방울그룹 전 부회장)와 공동대표 이한성씨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최씨와 이씨는 이날 별도의 재판 일정이 없어 곧바로 석방을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와 보증금 5000만원을 석방 조건으로 달았다. 실시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사건 관련 참고인과 증인 등 관련자들에게 일체 연락 금지도 명령했다. 거주지를 제한하고 허가 없는 출국도 금지했다.

최씨와 이씨는 구속 기한 만료를 엿새 앞둔 시점에서 풀려나게 됐다. 형사소송법상 1심의 최대 구속기간은 6개월로, 올해 1월2일 구속기소 된 이들은 보석이 기각됐더라도 내달 2일 석방될 예정이었다.

최씨와 이씨는 김씨의 아내 김모씨 등과 함께 2021년 11월∼2022년 12월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약 360억원을 소액 수표로 쪼개 차명으로 계약한 오피스텔에 보관하거나 제3자의 계좌에 송금하는 방법으로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받는다.

이들은 작년 5월 검찰 수뇌부 인사로 대장동 수사팀이 교체되면서 사실상 재수사가 시작되자 자금 은닉 장소를 옮기는 등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진 최씨는 김씨의 20년지기 측근으로, 2021년 10월 김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을 때 서울구치소 앞에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마중 나와 '헬멧남'으로 불렸다.

현재 대장동 사건 주요 관계자 중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피고인은 김씨가 유일하다. 당초 대장동 관련 배임 혐의로 구속된 김씨는 지난해 11월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됐지만, 범죄 수익 은닉 혐의로 지난 2월 다시 구속됐다. 이후 재판부는 김씨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