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도 먹은 경주 '십원빵', 화폐 도용 이어 이번엔 원조 논란
尹, 대선 경선 당시 십원빵 시식
이 빵은 다보탑이 새겨진 10원 주화를 본떠 만들었다.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9월 경북 경주 황리단길에서 이 빵을 먹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경주에서만 17개 업체가 십원빵을 팔고 있다.
제주에서 제주한치빵과 십원빵을 만들어 팔고 있는 A씨는 2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원조 십원빵은 '경주 십원빵'이 아니라 제주 '황금십원빵'"이라며 "십원빵이 인기를 끌자 유사 상호명으로 저품질 모방제품이 생겨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보탑에 착안해 2019년 개발"
A씨는 "황금십원빵은 제주에서 유명한 제주한치빵에서 시작하게 돼 전국 곳곳에서 특색있는 빵을 만들고자 십원주화에 각인된 다보탑에 착안해 2019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제주 황금십원빵 가맹본부는 2019년 12월 경주십원빵 사업자인 B씨와 경주지역 총판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B씨가 십원빵을 만들면서 가맹본부에서 공급한 제주축협 모짜렐라 치즈가 아닌 폴란드산 수입 치즈를 사용해온 사실이 드러나 대구지법으로부터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황금십원빵 가맹본부는 B씨와 가맹 계약을 2021년 12월23일자로 해지했다. 또 B씨가 유사상호인 ‘십원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상호사용 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 지난해 12월21일 법원에서 인용됐다.
A씨는 "법원 판결에도 B씨는 '경주십원빵’이라는 유사상호를 사용하면서 영업을 계속했다"며 "경주십원빵은 불법재료 사용으로 인해 가맹 취소된 곳이며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씨 본인은 물론 B씨가 제3자를 이용해 '십원빵' 상호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해달라는 본안소송을 제기했다"면서 "판결문 내용에 따라 ‘경주십원빵’ 간판, 물품의 포장, 선전광고물 등 모든 곳에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B씨는 "상호사용 금지가처분이 인용된 이후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넘겼다"면서 "제가 운영을 안 하는데 상표권 분쟁이 왜 저와 연관이 되는지 모르겠다. 만약 소송을 하려고 한다면 전국 곳곳에 있는 모방제품 업주에게 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이어 B씨는 "A씨 측이 보내주는 재료에 제품명도 없고 원산지나 유통기한 같은 것들이 적혀 있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경주시에서 위생검사를 하러 왔는데 이런 재료를 쓰면 안된다고 경고를 하고 갔다"라며 "A씨 측은 바꿔준다고 말만 하고 몇 달 동안 바꿔주지 않았다. 장사는 해야 되겠고 다른 업체로부터 재료를 사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화폐 도안 무단 사용"지적
이런 가운데 경주 십원빵은 최근 화폐 도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디자인을 변경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제주 측 십원빵 대표 A씨는 “지난해부터 이미 도안 변경과 관련해 한국은행과 협의하고 있었고, 다보탑 대신 첨성대를 새기는 등 도안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측 "경주 십원빵 제조업체가 적절하게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경주=최충일·김정석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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