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자요원' 신민재, LG 새 2루수로 정착할까

양형석 2023. 6. 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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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5일 롯데전 8회 실책 유도 포함 멀티출루 활약, LG 위닝시리즈

[양형석 기자]

LG가 안방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7-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24일 3연전 첫 경기에서 롯데에게 1-2로 아쉽게 패했던 LG는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아내면서 이날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에게 2-5로 패한 선두 SSG 랜더스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43승2무26패).

LG는 선발 이정용이 2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무려 8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벌떼작전'으로 롯데 타선을 3실점으로 막았고 8회에 등판한 7번째 투수 김진성이 시즌 2번째 승리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김현수가 3안타2타점, 문성주가 2안타4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이 선수의 타석에서 결승득점이 나왔다. 서건창과 김민성을 제치고 올 시즌 LG의 새로운 주전 2루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신민재가 그 주인공이다.
 
 21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6회 초 무사 1루 상황 LG 9번 신민재가 번트를 시도하며 놀라고 있다.
ⓒ 연합뉴스
 
LG의 오랜 고민이었던 2루수

박경수(kt 위즈) 이적 후 손주인(삼성 수비코치)이 3년 간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LG는 2017시즌이 끝나고 손주인마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떠나면서 다시 2루수 부재에 시달렸다. 2018년 무주공산이었던 2루수 자리를 차지한 선수는 프로 10년 차의 '늦깎이 유망주' 정주현이었다. 정주현은 2018년 95경기, 2019년 124경기에서 2루수로 선발 출전하면서 LG의 2루수 자리를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LG로서는 2018년 타율 .261에 이어 2019년 타율 .231를 기록한 정주현의 활약에 만족하지 못했고 2020 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악마 2루수' 정근우를 영입했다. 통산 1800안타1000득점350도루를 달성한 유일한 2루수 정근우는 분명 KBO리그 역대 최고의 2루수로 불리기 손색이 없지만 LG 이적 당시엔 이미 전성기가 한참 지난 후였고 공수에서 만족할 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LG는 '출혈 없는 소득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2루수 보강을 단행했다. 트레이드 전까지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6승2패 평균자책점4.03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던 정찬헌을 내주고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KBO리그 역대 유일의 200안타 기록 보유자 서건창을 영입한 것이다. 당시 서건창이 FA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음을 고려하면 LG가 2루수 보강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2012년 신인왕과 2014년 정규리그 MVP,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회 수상에 빛나는 서건창도 LG의 2루수 고민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서건창은 2021년 LG 이적 후 68경기에 출전해 타율 .247 2홈런24타점33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건창은 2021 시즌이 끝나고 'FA재수'를 선택하며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작년 시즌에도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224 49안타2홈런18타점39득점에 그치며 반등에 실패했다.

외국인 선수를 통한 2루수 보강 역시 정답이 되진 못했다. 2루와 3루를 오가던 유틸리티 플레이어 리오 루이즈는 작년 타율 .155 1홈런6타점10득점이라는 민망한 성적을 남기고 27경기 만에 퇴출됐다. 루이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했던 로벨 가르시아는 8월 한 달 동안 4홈런16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해줬지만 9월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결국 포스트시즌 전에 방출되고 말았다.

대주자 요원으로 시작해 주전급으로 성장

인천고를 졸업한 신민재는 여물지 않은 기량과 171cm의 작은 체구 때문에 고교 졸업 당시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두산 베어스에서 육성선수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신민재는 1군 데뷔도 해보지 못한 채 2016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고 2017년11월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LG에는 발 빠른 내야 유망주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군복무를 마친 신민재는 2019년 개막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후 그 해 81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신민재의 역할은 철저하게 대주자로 제한돼 있었다. 실제로 신민재는 2019년부터 작년까지 4년 동안 195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석에 설 기회를 얻은 것은 156회에 불과했다. 이처럼 타격에서는 거의 기대할 게 없었던 신민재가 LG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4년 동안 61득점22도루를 기록했던 그의 빠른 발 덕분이었다.

신민재는 올해도 서건창, 김민성, 정주현에 이은 4번째 2루수 후보이자 대주자 요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LG가 기대했던 2루수 후보들이 하나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5월까지 11도루를 기록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던 '대주자' 신민재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실제로 5월까지 37경기 중 선발출전 기회가 5번에 불과했던 신민재는 6월에 출전한 19경기 중 13경기에서 주전 2루수로 나서고 있다.

비록 6월 들어 월간타율 .227로 타격감이 다소 식긴 했지만 신민재는 올 시즌 56경기에서 타율 .290 2타점18득점16도루를 기록하면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신민재는 25일 롯데전에서도 5회 안타, 7회 볼넷으로 멀티출루를 기록한 후 8회 1사1,2루 기회에서 롯데 유격수 박승욱의 실책을 유도하는 타구를 만들었다. LG는 신민재의 타석 때 결승득점을 올렸고 신민재는 이어진 기회에서 문성주의 적시타 때 쐐기득점을 기록했다.

신민재는 현재까지 1군에서 통산 251경기에 출전했지만 아직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171cm67kg의 작은 체구에 철저하게 짧은 스윙을 고집하는 신민재이기에 앞으로도 그의 홈런을 보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풀타임 주전선수가 아님에도 김혜성(키움)과 함께 도루 부문 공동 1위(16개)를 달리고 있는 신민재는 앞으로도 자신의 빠른 발을 적극 활용해 LG의 승리를 위한 질주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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