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에게 20억 우승 빼앗겼다, 될듯 될듯 안되는 린시위

인뤄닝. AFP=연합뉴스

인뤄닝(20)이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스프링필드의 발투스롤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4언더파 71타, 합계 8언더파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중국 선수는 펑샨샨 이후 인뤄닝이 처음이다. 중국 선수가 LPGA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펑샨샨 이후 인뤄닝(지난 4월 DIO 임플란트 LA 오픈)이 처음이기도 하다. 인뤄닝은 이제 중국 최고의 여자 골퍼로 자리매김했다.

LPGA 투어에서 10승을 한 펑샨샨의 후계자는 인뤄닝이 아니라 린시위(27)가 될 거로 기대됐다. 린시위는 펑샨샨과 동향(중국 광저우)이고 펑 때문에 골프를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출중했다. 15세이던 2011년 중국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7승을 거뒀다. 2013년 유럽여자투어로 옮겨 2승을 했다.

2014년 LPGA 투어로 옮겼다. 장타에 아이언샷이 정교하고 퍼트도 좋아 우승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10년이 다 되도록 우승 기회를 살리지는 못했다. 선두권으로 4라운드가 되면, 혹은 4라운드 후반이 되면 위축되는 인상이었다. 지금까지 린시위가 기록한 톱 10은 20번인데 우승은 없다.

최종라운드 14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후 아쉬워하는 린시위. AP=연합뉴스

지난해만 해도 준우승을 세 번 했다. 올해도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JM이글 LA 챔피언십에서는 연장전에 들어갔다가 패했다. 지난주 열린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도 우승 경쟁 끝 3위에 머물렀다.

린시위는 여자 PGA 챔피언십 최종일 전반 버디 5개를 잡으면서 단독 선두에 나섰다. 그러나 비 때문에 2시간 가량 경기가 중단된 후 흐름이 끊겼다. 이후에도 린시위의 샷은 훌륭했다. 아이언샷을 핀 옆에 꽂아 여러 차례 버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버디 퍼트를 하나도 넣지 못했다.

최종라운드 후반은 두 중국 선수인 린시위와 인뤼닝의 우승 경쟁으로 흘러갔다. 마지막 홀에서 두 선수가 7언더파 공동 선두였다.

인뤄닝의 티샷. AP=연합뉴스

마지막 홀은 2온이 가능하다. 린시위는 이 홀에서 티샷을 훅을 내면서 물에 빠뜨렸다. 드롭하고 친 세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갔다가 굴러 내려왔다. 결국 보기를 범하면서 6언더파 공동 3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인뤄닝은 마지막 홀 버디를 잡아 8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인뤄닝은 20세다. 올해 2승째를 기록했다. 인뤄닝은 270야드 정도의 장타를 치면서 정신력도 강해 중국의 대표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뤄닝과 린시위는 친구다. 인뤄닝은 5년 전부터 LPGA 투어 진출에 대해 린시위의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두 선수의 메인스폰서는 같다.

현재 인뤄닝은 미국 올랜도의 린시위의 집에 세 들어 산다. LPGA 투어는 “인뤄닝 우승 후 린시위가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다”고 썼다. 인뤄닝의 우승상금은 150만 달러(19억7000만원)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한희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린시위는 현재 세계랭킹 14위이고 CME 랭킹 16위인 뛰어난 선수인데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본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신지은이 5언더파 공동 8위로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다. 4타를 줄인 김효주와 2타를 잃은 고진영이 1언더파 공동 20위다. 전인지는 3타를 줄여 이븐파 공동 2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안나린은 1오버파 공동 30위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