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 대지진 '경례아기' 또 기적…대입서 0.003% 최상위 성적

2008년 쓰촨 대지진 당시 군인들에 의해 구조된 3살짜리 아기 랑정(왼쪽)과 15년 뒤 18살 소년으로 큰 랑정. 연합뉴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당시 극적으로 구조된 3살 아이가 15년 뒤 중국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 최상위 성적을 거둬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폐허 속에서 구사일생한 아기가 키 185㎝ 훤칠한 청년으로 자라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25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CCTV에 따르면 지난 23일 성적이 발표된 가오카오에서 랑정(郞錚·18)은 쓰촨성 수험생 중 상위 30명 안에 들었다. 중국 34개 성·자치구·직할시는 대학입시 문제와 전형 방식이 달라 등수도 따로 매기는데 랑정은 637점을 받았다. 80만 쓰촨 수험생 가운데 상위 0.003% 드는 우수한 성적이다.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런민대 등은 이미 랑정에게 입학을 권유했다.

랑정은 중국인들에게 ‘경례아기’로 기억되고 있다. 2008년 5월 12일 쓰촨성 원촨에서 극적 구조된 3살 랑정이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군인들에게 경례하는 모습이 큰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당시 랑정은 무너진 유치원에서 폐허 속에 갇혀 있다가 1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후 ‘경례아기’로 불리게 된 랑정은 201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 때 소수민족인 창족(羌族)을 대표해 단상에 올라 소년 선봉대 경례를 재연하기도 했다.

이번 랑정의 가오카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가 중국인들에게 큰 선물을 또 한 번 안겼다”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계속 응원하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랑정은 “성장하는 동안 관심과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나 자신을 엄격하게 다스리며 열심히 공부했다”며 “어느 대학에 진학하든 감사한 마음으로 학업에 전념하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