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2연패’ 프나틱 “우승 자신 있었지만, 모두가 만만치 않았다” [VMT]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팀을 상대로 방심하지 않으려고 했다.”
프나틱은 25일 일본 도쿄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2023 발로란트 마스터스 도쿄’ 이블 지니어스(EG)와 결승전(5전 3선승제)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승을 거둬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21일 승자조 결승에서도 맞붙어 승리를 거뒀던 프나틱은 리매치에선 압승을 거두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으로 35만 달러(약 4억6000만원)을 획득했다. 지난 2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23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록//인’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나틱은 국제무대 2연패를 달성했다.
경기가 끝나고 ‘보스터’ 제이크 하울렛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3대 0으로 이겨서 좋다. (EG가 선호하는) ‘프랙처’를 열고 이겼으면 압도적인 승리겠지만 우리는 우승하러 여기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상대가 제일 잘하는 맵을 열어주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아이스박스나, ‘더크’ 니키타 시르미테프의 ‘제트’, ‘레오’ 리오 얀네손의 ‘소바’ 없이 우승을 했다. 우린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덧붙였다. 시르미테프는 하울렛의 말에 “기뻤다. 제트를 쓰지 않고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함께 기쁨을 나눴다.
현재 발로란트 무대에서 정점에 올라있다는 평을 받는 프나틱이다. 하울렛은 “우리에 필적하는 팀은 없다”라면서 “힘든 게임을 하게 한 EG가 제일 가까운 것 같다. 대회 전에는 라우드라고 생각했다. 또 페이퍼 렉스(PRX)도 ‘썸씽’ 일리야 페트로프와 함께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다른 팀들도 우승할 수 있는 팀들”이라고 전했다.
하울렛은 이에 그치지 않고 “참가한 모든 팀이 다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팀을 상대로 방심하지 않으려고 했다”라면서 “NRG e스포츠, PRX, EG 경기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고 항상 준비된 상태로 경기를 할 수 있게 노력했다”고 비결을 전했다.
프나틱에 위기가 없던 건 아니다. 2세트까지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이어가던 프나틱은 3세트 ‘바인드’에서 EG의 변칙적인 요원 기용에 밀리기도 했다. ‘미니’ 제이콥 하리스 감독은 일찍이 작전 타임 2개를 모두 사용해봤지만, 전반전을 4대 8로 끌려갔다. 7대 12로 매치 포인트를 헌납하며 4세트로 승부가 이어지는 듯했다.
하리스 감독은 “이른 작전 타임을 사용한 것은 3세트 초반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이 평소와 정반대였기 때문”이라면서 “조금이라도 빠르게 바꿀 방법을 찾아나가야 했기에 작전타임을 빠르게 소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라운드부터 프나틱은 연달아 다섯 라운드를 획득하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고, 듀스 상황에서 두 포인트를 선취해 끝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시르미테프는 “매치 포인트를 먼저 내줬을 때 록//인과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승리를 앞두고 너무 흥분한 상태로 경기를 했다. 지는 라운드마다 팀원들이 짜증을 낼 때 집중하고 재밌게 경기하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켜봤다.
‘크로니클’ 티모페이 흐로모프는 전 소속팀인 갬빗 e스포츠 시절을 포함해 총 3번의 국제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발로란트 프로게이머 중 가장 많은 국제전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흐로모프는 “한 대회가 끝나면 다른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당장 앞에 있는 대회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제전 트로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가장 마음에 드는 트로피는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 트로피가 제일 무거워서 들기 힘들었다”라면서 “록//인 트로피가 제일 맘에 들었지만 부러져버렸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국제무대에서 2연패를 달성한 프나틱은 오는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2023 발로란트 챔피언스’ 우승도 넘보고 있다. 이 대회에서 프나틱이 우승할 경우 한 해에 열리는 국제전을 모두 우승하게 된다.
대회 MVP를 차지한 ‘알파예르’ 에미르 베더는 “10대일 때 최대한 많은 트로피를 따고 싶다. 그냥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지바(일본)=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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