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위상 추락…러 무장반란 사태에 우방국도 '선긋기'

중국·이란·튀르키예·카자흐스탄 등
무장반란 사태에 '침묵' 또는 "내부 문제"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우방국으로 꼽히는 국가들이 '러시아 내부 문제'라며 선긋기에 나서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제적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대통령실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바그너그룹의 반란은 전적으로 러시아 내부 문제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옛 소련권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전통적 우호 관계에 있는 국가로, 러시아와 경제, 군사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중요한 경제적, 외교적 협력자로 꼽혀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상식'에 따라 행동할 것을 촉구하면서 '러시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가능한 한 빨리' 모색하는 것을 돕겠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크렘린궁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지도부의 조치에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란 역시 성명에서 러시아의 법치주의를 지지한다면서도 이번 무장 반란을 '러시아 내부 문제'로 간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해당 성명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는 거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은 바그너그룹의 반란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반서방 연대' 핵심축으로 꼽힌다.

이 매체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한 이후 푸틴 대통령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또 지금과 같은 내부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면 그의 정치적 위상 등은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