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수 "'나쁜엄마', 내 20대를 대표할 수 있는..." [엑's 인터뷰①]

이창규 기자 2023. 6. 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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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나쁜엄마' 유인수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방삼식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엑스포츠뉴스 사옥에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유인수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8일 종영한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영순(라미란 분)과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로, 유인수는 강호와 미주(안은진)의 동창이자 청년회장(장원영)과 박씨(서이숙)의 아들 방삼식 역을 맡았다.

최고 시청률 12%를 기록하면서 종영한 '나쁜엄마'는 JTBC 역대 평일 드라마 통합 시청률 1위 기록을 경신하면서 많은 화제성을 불러왔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시작으로 연달아 히트착에 출연하는 그는 방삼식의 모습이 살짝씩 비쳐보이는,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였다.

- '나쁜엄마' 종영 소감은?

'나쁜엄마'를 촬영하던 당시에 4~5개 가까운 작품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나쁜엄마' 촬영장 갔을 때는 고향에 간 것처럼 너무 편했고 그저 즐겁기만 했던 현장이었다. 그런 현장에서 즐겁게 찍었던 결과물을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셔서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인 거 같다.

- 작품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지?

체감상 제가 출연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 가장 많은 연락을 받은 것 같다. 연기에 대한 코멘트 이전에 작품이 너무 좋다는 반응이 많아서 뿌듯했다.

- '지우학'('지금 우리 학교는')에 함께했던 동료들이나 다른 친한 동료들에게도 연락을 받았는지?

배우들에게는 아무래도 '연기 좋았다'라고 하는 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런데 '지우학' 당시 함께했던 친구들 뿐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너무 좋았다. 부러웠다'고 하더라. 이렇게 동종업계 분들도 내가 느낀 마음을 똑같이 느끼고 있구나 싶어서 좋았다. 저도 만약 그분들과 같은 입장이었다면 시샘이 날 정도로 부러웠을 거 같다. 이런 작품을 제 나이대에 임할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이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됐다.

- 작품에 어떻게 합류했나?

심나연 감독님과는 '열여덟의 순간'을 함께 했었고,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작년에 '지우학'이 공개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감독님께서 '크지 않은 역할이긴 하지만 네가 해줬으면 한다'고 연락을 주셨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또 대본을 받았는데 또 다시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다. 어떤 의심의 여지도 없이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 대본 받고는 어떤 느낌이 들었나?

기억으로는 4~5회분까지의 대본을 받았는데, 처음 받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최근에 받았던 대본들 중에서 저의 취향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었고, 그 전에 제가 해왔던 작품과는 결이 다른 작품이구나, 그리고 그저 참 좋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 어떤 부분이 좋았나?

배우로서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드린 게 '지우학'이다. 그 이후 '환혼'도 그렇고, 방영을 앞둔 '경이로운 소문2'까지 판타지 요소가 강한 작품들을 계속 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까 사람사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있었다. 그러면서 느와르적인 면도 있고, 코미디부터 신파적인 장면도 가득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복합적인 내용이 가득한 작품인데, 제가 그전에 해왔던 작품들과 결이 달라서 좋았다.

- 스스로 생각한 방삼식은 어떤 인물인가?

처음에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명시되어있던 인물 설명은 길지 않았고, 미주에 대한 마음이 가득한 순정마초남 정도로 설명되어 있었다. 감독님께서 '하는 짓이 곱지 못한 인물인데, 너의 밝은 에너지로 귀엽게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해주셨다. 그 외에는 제가 만들어보라고 하셔서 미운 행동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밉지 않게 보일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 이전까지 맡았던 역할과는 완전히 달라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아무래도 '지우학'에서 악한 역할을 해서 악역 이미지를 벗는 게 쉽지 않을거라고도 하셨는데, 저한테는 삼식이 연기가 더 편한 거 같다. 원래 낯가림이 있는데, 연기할 때도 비슷한 낯가림이 올라온다. 밝거나 유쾌한 캐릭터보다 악역을 준비하는 게 힘들어서 삼식이를 연기하는 건 부담이 덜했다. '이미지를 어떻게 벗지' 하는 것보다 '진짜 즐겁게 할 수 있겠다. 보시는 분들을 즐겁게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 충청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했는데, 비결이 있는지?

제가 천안 사람인데,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 그래도 가족들이 다 충청도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 예전에 인간극장에 나왔던 소년 농부 한태웅 씨를 레퍼런스로 잡았다. 그 분의 쿨하고 툭툭 뱉는 말투를 많이 연습했다. 또 선배님들 연기하시는 거 보면서 많이 따라했다. 그래서 주변에서 '역시 충청도 분이라 사투리 잘 한다'고 했을 때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웃음)

- '나쁜엄마'가 본인의 연기 커리어에서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제 작품을 소개할 때 '지우학'이나 '환혼'은 장르적 특성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나쁜엄마'는 그런 호불호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첫 번째 작품인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자존감을 높여주고 자부심이 생기는 작품이다. 그런 식으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저의 20대를 대표할 수 있는, 또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나쁜엄마'가 아닐까 싶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매니지먼트 구,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나쁜엄마' 방송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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