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나쁜 엄마’ 이도현, ‘군백기’ 두렵지 않은 이유

장수정 2023. 6. 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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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발전을 하거나 연기적인 경험을 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좋게 생각 중.”

배우 이도현에게 ‘나쁜 엄마’는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었다. 37살과 7살을 오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겪으며 성장한 것은 물론, 배우 라미란이라는 ‘좋은 엄마’를 만나 연기에 대한 방향성도, 삶에 대한 가치관도 새롭게 배웠다.


이도현은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영순(라미란 분)과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돼버린 아들 강호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JTBC 드라마 ‘나쁜 엄마’에서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돼버린 검사 아들 최강호를 연기했다.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엄마의 계획이 곧 자신의 인생이었던 강호가 혼자만의 비밀을 품고 검사가 되지만, 뜻밖의 사고로 7살 어린아이가 돼 나쁜 엄마와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인물이다. 성공만을 위해 달리던 냉철한 검사의 모습부터 순수한 아이의 모습까지. 그 간극을 능숙하게 오가며 시청자들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했다.


물론 이를 연기하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이도현은 ‘내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라고 ‘나쁜 엄마’ 출연 결심 당시를 회상했다.


“소속사에서 이 대본을 주면서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하고 싶으면 선택을 하라’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대본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강호 역할이라는 걸 듣고선 어려울 것 같았는데, 그럴수록 더 오기가 생기는 편이다. ‘내가 해보고 싶다’, ‘나 아니면 못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야겠다는 괜한 자존심이 생기더라. 도전 정신이 생겨서 하게 됐다.”


가장 중요하게 신경을 쓴 부분이 7살 아이가 된 강호의 표현법이었다. 진짜 7살 아이와는 미묘하게 다른, 디테일한 부분까지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것. 여기에 극 초반 보여줬던 검사 시절 냉정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 돼야 했기에, 이를 시청자들에게 잘 설득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됐다.


“37살의 강호와 7살 지능으로 돌아간 강호는 같은 인물이다. 그런데 이걸 표현하는 과정에서 ‘왜 다른 사람이지’ 이런 의견이 안 나오게끔 하고 싶었다. 그 톤을 조절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같은 인물이지만 기억을 잃었다고 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고 해서 급격하게 바뀌면 그것도 이상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37살의 말투로 하면 공감이 안 될 것 같았다. 그 간극을 잘 유지하려고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촬영을 했다.”


엄마 진영순을 연기한 라미란을 비롯해 조우리 마을 주민으로 함께 호흡 맞춘 김원해, 강말금, 서이숙, 장원영, 박보경 등 선배 배우들과도 상의하고, 또 배우면서 ‘나쁜 엄마’를 함께 완성해 갔다. 이러한 과정이 이도현에게 ‘나쁜 엄마’를 더욱 특별한 작품으로 남게 했다.


ⓒJTBC

“행복한 작업이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았어도 너무 즐겁게 작업을 했다. 제 인생에서 많은 걸 배운 작업이라 기억에 남는다. 평생 간직하고 싶은 작품이다.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연기 방향성에 대해서도 새로운 길이 열렸다. 감독님, 선배님, 스태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특히 어머니 라미란이 많이 가르쳐 주셨다. 배우로서 걸어가야 할 길이나 어떤 방향성으로 가야 할지. 그리고 연기자로서 작품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많이 배웠다.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진짜 엄마가 한 명 더 생긴 기분이다.”


아쉬운 점, 부족한 점을 먼처 찾던 태도 또한 바꾸려 노력 중이다. 어려웠던 연기 과정에 대해 털어놓은 이도현에게 ‘만족도’에 대해 묻자, 이도현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는데, 이 또한 ‘나쁜 엄마’의 선배들에게 배운 것이었다.


“너무 아쉬운 것들이 많다. 그런데 인생의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하지 않았나. 이전이었다면, 점수는 6~70점 이렇게 말씀을 드렸겠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나 스스로를 다독이고 칭찬을 해주라는 조언을 들었다. 칭찬에 인색한 편이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저를 좋아해 주고, 칭찬해 주신 분들에게 예의가 아니겠더라. 그래서 100점을 주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 이어 ‘나쁜 엄마’까지. 좋은 성적에 연기 호평까지 받으며 기분 좋은 활동을 이어가게 된 이도현이지만, 군입대를 앞두면서 어쩔 수 없이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쉬울 법도 했지만, 이도현은 군생활을 하면서도 ‘연기에 대해 배울 수 있다’며 오히려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주변에서 말도 해주더라. 그들의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경험이 많아야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들을 수 있는 환경이니까. 최근 쉬지 않고 촬영을 해와서 자기 계발을 할 시간이 없었다. 스스로 발전을 하거나 연기적인 경험을 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운동도 많이 할 수 있고. 좋게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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