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청소년 우울감 늘고 성인 신체활동 줄었다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구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청소년들의 우울감과 자살 성향은 증가한 반면, 성인들의 신체 활동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에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경희의료원은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가 코로나 전·후 데이터 비교연구를 통해 이 같은 주제를 다룬 논문 2편을 국제학술지 '미국 의사협회저널(JAMA network open)'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 교수는 먼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이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코로나 팬데믹이 청소년 우울감과 자살 성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6~2019년의 청소년 우울감은 26.1%, 자살 성향은 12.3%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2021년에는 우울감과 자살 성향이 각각 26.6%, 12.5%로 다소 늘었다. 특히 여성 청소년이거나 대도시에 거주하는 경우, 낮은 소득 수준을 가진 청소년에게 이 같은 지표가 더욱 취약하게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에는 연동건 경희의료원 교수와 우호걸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논문 제목은 '2015-2021년 한국 청소년들의 우울감과 자살 성향, 그리고 코로나19 범유행 관련 위험요인'이다.

팬데믹 기간 성인들의 신체활동 역시 줄었다. 연구진은 질병관리청에서 진행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 팬데믹 기간의 전체 성인 신체활동 증감 여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 이전 꾸준히 운동하던 안정적인 경향과 비교해볼 때 성인 신체활동은 약 24% 감소했다. 세부 그룹별로는 ▲노인 29% ▲여성 29% ▲대도시 거주자 30% ▲우울 증상을 가진 성인 22% 등으로 신체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는 연동건 교수와 임현정 경희의과학연구원 교수가 참여했다. 논문 제목은 '2009-2021, 코로나 팬데믹 기간과 이전의 한국 성인 신체활동 경향'이다.

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청소년 우울감과 자살 성향 증가 방지를 위한 개인맞춤형 공공 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로 코로나 팬데믹이 종결된 만큼 앞으로의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성인이 3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코로나 팬데믹 종결 이후 운동 활성화를 위한 범정부적 캠페인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희디지털헬스센터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디지털 치료제, 비대면 의료 등 디지털 헬스 분야별 주요 연구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협력 연구 및 산학연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