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반란에 '악마 부대' 배치했었다…체첸군, 새벽 모스크바 포진
체첸군이 3000명에 달하는 정예 병력을 무장 반란을 일으킨 용병그룹 바그너의 진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24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모스크바에 배치했다. 하지만 반란군이 철수를 결정하며 체첸군과 용병그룹 간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게 됐다. 체첸군은 수년간의 전투로 단련돼 고문과 살인 등 잔혹한 행위를 서슴지 않아 ‘악마의 부대’라 불리기도 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체첸 국영방송 그로즈니를 인용해 “병력이 새벽부터 모스크바에서 자리를 잡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군 총사령관의 명령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프리고진의 행동이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비난했으며, 러시아군에게는 도발에 굴복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체첸군과용병그룹 간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게 됐다. 이날 오후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의 대통령실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중재에 따라 전투원들의 철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추종자인 카디로프는 2007년부터 체첸을 통치해왔다.
과격하고 잔인하다는 평가를 받는 체첸군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바로 전투원들을 전장에 가세시켰다.
체첸군은 러시아가 지난해 5월 필사적으로 저항한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완전 점령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달 초 러시아 본토인 벨고로드에 친우크라이나 러시아 민병대의 기습이 이어지자 대규모 병력을 보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스푸트니크,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인의 피를 흘리기 원하지 않는다”며 “유혈사태를 피하고자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 기지로 철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은 남부 로스토프나노두 군 시설을 장악한 뒤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 중이었다. 이들은 전날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로 진입했다.
러시아는 프리고진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고 모스크바 등지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반역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루카셴코 대통령과 프리고진의 협상 결과 바그너 그룹의 철수가 합의됐고,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 병사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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