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기 삽입 87세 신구 "죽을 때 가까워졌다…마지막 작품일 수도"

현예슬 2023. 6. 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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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연극 '라스트세션'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신구가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은 배우 신구(87)가 "자연인으로서 죽을 때가 가까워졌다. 그래서 이게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라스트 세션' 기자간담회에서 신구는 "힘을 남겨놓고 죽을 바에야 여기 다 쏟고 죽자는 생각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 달 8일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개막하는 '라스트 세션'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무신론자인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와 유신론자인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이자 신학자인 루이스가 논쟁을 벌이는 2인극이다. 신구는 프로이트 역으로 2020년 초연과 2022년 재연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연극 '라스트세션'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남명렬, 신구, 이상윤, 카이. 연합뉴스


사실 신구는 지난 시즌 급성 심부전으로 병원에 입원하며 자리를 잠시 비운 바 있다. 급성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혈액이 신체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병으로, 당시 그는 심장에 박동기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박동기가 (심장이) 일 분에 몇 번 뛰도록 맥박수를 조절한다. 심장이 늦게 뛰거나 쉬면 이 녀석(박동기)이 알아서 전류로 자극해 맥박 수를 맞춰준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는 여러분들하고 (건강 상태가) 같다. (웃음) 이게 10년은 간다는데, 10년이면 나 죽은 다음이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제는 샤우팅 해도(소리 질러도) 지장이 없다"

실제로 그는 간담회가 끝날 무렵 대사 한 구절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홀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대사를 소화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깜짝 놀라게 했다.

신구가 이번 시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대사 전달'이라고 한다.

그는 "모여서 대본을 계속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오랫동안 토의를 해도 쉽게 답이 안 나오는 부분들이 있다. 하물며 한 번 오시는 관객들은 우리가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충분히 이해하고 즐기고 갈 수 없다"면서 "대사를 명확하게, 확실하게 전달해서 관객이 편하고 즐겁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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