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환 詩人, ‘남천2동 주민자치센터 앞’ 2번째 시집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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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가의 작은 돌멩이였다. 던지면 분노였고 쌓으면 하늘에 닿는 길 되었다'.
시인의 돌은 그렇게 쌓여 탑이 됐다.
2017년 '시문학'으로 등단한 정성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남천2동 주민자치센터 앞'이 최근 세상에 나왔다.
우대식 시인은 "정성환의 시집을 단숨에 읽었다, 왜 소소한 일상이 아름다운지 혹은 그것들이 아니면 이 세계의 어떠한 서사도 없는 것인지를 속으로 짐작하며 읽어 내려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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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부산문화재단 예술지원 사업
‘나는 길가의 작은 돌멩이였다. 던지면 분노였고 쌓으면 하늘에 닿는 길 되었다’.(정성환 詩 ‘돌탑’ 중)
시인의 돌은 그렇게 쌓여 탑이 됐다. 정성환의 신작 시 ‘돌탑’의 일부다. 어머니의 기도로, 저마다 올려놓는 꿈들로 돌탑은 자라 누군가를 위하는 이정표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2017년 ‘시문학’으로 등단한 정성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남천2동 주민자치센터 앞’이 최근 세상에 나왔다. 시인동네 시인선 206이란 연작 출간 시집 이름을 달고 찾아왔다.
행정기관명을 버젓이 시집의 제목으로 올린 정 시인의 생뚱한 발상은 고약한 것이 아니었다. 기상청의 벚꽃 개화 부산지역 관측 장소가 그곳이었다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남천2동 주민자치센터 앞 벚나무 5그루가 부산지역 개화의 기준이라는 데서 시심은 발동했다. 기준 삼은 나무의 한 가지에서 3송이 이상 꽃이 피었을 때를 기상청은 벚꽃 개화기로 본다는 또렷한 설명까지 시인은 붙였다.
서귀포 벚나무의 꽃이 바다 건너 부산 남천2동 주민센터까지 천릿길을 닷새 만에 걸어온 것을 시인은 봤다고, 긴 인연에 버릴 수 없는 꽃 같은 사람이 있다고 시인은 읊었다.
시단에선 정성환의 시들은 간결하면서도 따뜻하다는 평이다. 더러 만해(卍海)를 떠올리게 하는 단순한 어법 속에 자신만의 명쾌한 진실을 담아 돌멩이로 던지거나 돌탑처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평생 월급쟁이로 살아서 진짜 ‘대가리’ 한번 되어보지 못했다는 정 시인은 오히려 툭 불거진 ‘못대가리’처럼 휘어져 비딱하다고 맞고 결국 버티다 장도리에 뽑히는 처지가 우리 인생이 아닌가 하고 새삼 되묻는다. 상처, 울음, 연민, 거짓말, 상실, 그의 시어는 전적으로 ‘현실’을 겨냥하고 있다.
우대식 시인은 “정성환의 시집을 단숨에 읽었다, 왜 소소한 일상이 아름다운지 혹은 그것들이 아니면 이 세계의 어떠한 서사도 없는 것인지를 속으로 짐작하며 읽어 내려갔다”고 했다.
또 “오랫동안 시를 쓰면서 갖게 된 날 선 마음과 알게 모르게 염세적 세계로 물든 마음을 잠시 털어내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기다림을 통해 스스로 체득한 범박한 일상의 아름다움이 시집 전체를 채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시집은 올해 부산시의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가운데 우수예술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출간하게 됐다.
정성환 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나 2017년 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당신이라는 이름의 꽃말’이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기아자동차 홍보실을 거쳐 현재 영산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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