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 50만원, 임원 1000만원…힙합 경연대회 수상한 머니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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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중 1억900만원이 인건비
23일 경남 양산시의회에 따르면 시 의회는 최근 힙합 어벤저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주최 측 특정인사의 인건비 과다 지출, 정산 서류 미비 등을 지적했다.
힙합 어벤저스는 지난해 5월 27일~29일 사흘에 걸쳐 진행된 브레이크·힙합 댄스 경연대회다. 사업비는 총 3억원이며, 이 가운데 시 예산이 2억5000만원이었다. 시는 브레이크·힙합 댄스가 케이블 채널 ‘엠넷’의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으로 젊은층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젊음의 도시’ ‘약동하는 도시’ 이미지 강화와 문화·관광 발전을 위해 행사를 열었다.
사무감사결과 전체 사업비 3억원 가운데 36%에 해당하는 약 1억900만원이 인건비로 지출됐다. 이 중 가장 많은 인건비 1000만원를 받은 2명은 모두 A협회 임원이었다. B씨(70대·서울)와 C씨(50대·대구)로 각각 연출·진행과 제작·지원 명목으로 해당 인건비를 받았다. 반면, 축하공연을 맡은 출연진은 50만원~100만원을 출연료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시의회는 사업비 지급처 사업자등록증과 입금자명이 다르거나 견적서와 내용이 다른 부분 등 정산 서류가 부실하게 제출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이번 행사는 ‘영남권 최초’로 열린 세계 힙합 경연대회라면서도, 그간 별다른 실적이 없는 단체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관사는 2021년 10월 발족한 A협회 양산시지부였다. 그동안 양산시는 1년 이상 실적이 없는 단체에 보조금 신청을 제한해왔다고 한다.
시의회 ‘65일 행정사무조사’ 돌입
이에 양산시의회는 지난 22일부터 오는 8월 25일까지 65일간 힙합 어벤저스 행사 관련,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한다. 양산시(문화관광과)와 행사를 주관한 A협회 양산시지부 등이 사용한 보조금 집행 내용을 면밀히 살피기 위해서다.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 9일 동안 보조금 집행 내용을 규명하기 어려워 행정사무조사를 발의하게 됐다”고 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10년이 넘은 공인단체(협회)가 제안한 행사이고, 이와 관련해 전문성이 있다 보니 관계자가 많이 참여했을 뿐”이라며 “(1000만원 등 고액 인건비는) 수개월 행사 준비하는 과정을 포함해 책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처음 시작한 행사라 정산 과정에서 다소 미흡한 점 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업체명·대표자명이 바뀐 탓에 서류상 맞지 않는 문제가 생겼을 뿐 다른 곳에 돈이 샌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양산=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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