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혁신기업 몰렸던 실리콘밸리 ‘텅텅’

송태화 2023. 6. 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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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 기업의 요람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빈 사무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에 대비한 인원 감축이 이뤄지고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근무'가 보편화한 영향이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은 인원 감축의 후속 조치로 사무실을 임대 시장에 내놓고 있다.

나이젤 휴즈 코스타그룹 수석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이 점점 사무실을 비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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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 기업의 요람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빈 사무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에 대비한 인원 감축이 이뤄지고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근무’가 보편화한 영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인용한 미 부동산 데이터업체 코스타그룹 자료를 보면 새너제이 팔로알토 서니베일 등 실리콘밸리 오피스 공실률은 이달 초 17%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발 직전 해인 2019년 11%와 비교하면 7% 포인트 급증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의 본사가 있는 멘로파크와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의 공실률은 20%에 달한다.

실리콘밸리의 공실률은 25%를 넘긴 샌프란시스코 북부 지역의 평균 공실률보다 낮다. 하지만 부동산 분석가들은 이 격차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기술 기업들이 해고를 단행하며 급격한 몸집 축소에 나서고 있어서다. 더글란스 린데 보스턴 프로퍼티스 사장은 “임대 활동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WSJ에 말했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은 인원 감축의 후속 조치로 사무실을 임대 시장에 내놓고 있다. 임대 수입으로 실적 감소분을 만회하겠다는 계산이다. 최근 마운틴뷰 등에 있는 12만㎡ 규모의 사무실 재임대에 나선 구글이 대표적이다. 메타도 서니베일에 있는 6만5000㎡ 상당의 공간을 재임대 시장에 내놨다. 나이젤 휴즈 코스타그룹 수석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이 점점 사무실을 비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오피스 공실률 증가는 지역 경제 침체로 직결된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도심 식당 등 접객업과 소매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상업용 건물의 가치가 하락해 부동산 세수가 줄기 때문이다. 이미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이 새너제이 지역에 짓기로 했던 80에이커(약 9만8000평) 규모의 초대형 캠퍼스 ‘다운타운 웨스트’의 건설 계획을 무기한 중단하면서 이런 우려가 퍼진 상태다.

미국에서는 전국적으로 오피스 공실이 높아지면서 중소 은행 위기설마저 나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인용한 부동산 데이터 업체 ‘트렙’ 자료를 보면 올해 약 2700억 달러(약 346조8000억원)에 달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압박을 받는 업무용 건물 소유주들이 공실률 증가로 임대료까지 받지 못하면 자금 조달과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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