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남국 코인 의혹' 뇌물·공직자윤리법 적용 검토

무소속 김남국 의원(41)의 거액 코인 보유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 의원의 뇌물 수수, 공직윤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들여다볼 방침이다.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22일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에 대해 공직자윤리법 위반·뇌물수수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이나 혐의는 모두 검토 대상"이라고도 덧붙였다. 김 의원과 관련된 의혹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지난해 1~2월 김 의원이 당시 시세 60억원 상당(80만여개)의 위믹스 코인을 이체한 것을 두고 이상 거래로 판단된다고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김 의원은 이 코인들을 '코인 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 룰(Travel Rule)'이 시행된 지난해 3월25일 이전 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에 대한 의혹이 구체화되면서 검찰이 이와 관련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의원이 2021년과 지난해 공직자 재산 신고 기준일인 12월31일 직전 코인을 샀다가 이듬해 1월에 파는 식으로 거래한 정황이 포착돼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준일에 신고 대상이 아닌 코인을 보유해 재산등록을 회피하려 했다고 의심받고 있다.

메콩 코인, 마브렉스 코인 등 잡코인의 상장 정보를 미리 알고 투자에 나섰다는 의혹도 있다. 김 의원이 상장 직전 매수한 마브렉스 코인과 메콩 코인은 매수 당시에 비교해 한 때 가격이 급등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이 메콩 코인과 마브렉스 코인이 상장되기 전 집중 투자한 것은 사실"이라며 "상장 전에 사서 시세 차익을 현실화했는지는 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검찰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도 투자 기회를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현물이 아니더라도 뇌물이 될 수 있다"며 뇌물수수 혐의 적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김 의원과 비슷한 시기에 이 두 코인을 집중 매수한 10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만 (상장 전에) 산 것이 드러났는데 그 무렵에 같이 산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등 발생하는 의문에 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라덕연 호안 대표(42) 등에 대한 범죄수익 동결도 계속 진행 중이다. 검찰은 법인 명의 람보르기니·벤츠 등 리스 환급금 등을 추가해 지난 발표 때보다 9억원 늘어난 214억원 상당의 재산을 추징보전했다고 밝혔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