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미 FTC에 또 소송당해…"유료가입시 고객 눈속임 상술, 해지는 까다롭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또다시 소송을 당했다.
21일(현지시간)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TC는 이날 아마존이 고객들을 속여 유료 회원제 프로그램인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게 한 뒤 해지 절차를 복잡하게 하는 방식으로 FTC법과 '온라인 신뢰회복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05년 처음 도입된 아마존 프라임은 연간 139달러(약 18만원)에 아마존 사이트에서 쇼핑한 뒤 무료로 배송을 받는 회원제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2억명 이상이 가입된 프라임 구독료로만 아마존은 지난해 250억 달러(약 32조원)를 벌었다.
FTC는 고소장을 통해 아마존이 '다크 패턴'(눈속임 상술)'이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동원했다고 전했다. 이용자들이 특정 선택을 하도록 기만적인 수법으로 가입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리나 칸(34) FTC 위원장은 이날 "아마존은 이용자를 속여 고객 동의 없이 프라임에 가입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게 하였다"고 비판했다. 칸 위원장은 아마존 측이 비동의 가입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봐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프라임 미구독 고객에게는 일종의 페널티를 주고, 해지하려는 고객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게 만든 점도 문제 삼았다. 로이터통신은 "회사 측은 유료 서비스인 프라임을 구독하지 않으면 아마존 사이트에서 쇼핑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구독 해지 절차도 어렵게 만들어놨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프라임 해지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회사 내부적으로는 트로이 전쟁에 관한 호머의 서사시인 '일리아드'라는 용어를 썼다고 FTC는 덧붙였다. 해지 한 번 하려면 장편 서사시처럼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비유다.
FTC는 로이터통신에 "아마존은 서류 요청에 즉각 대응하지 않는 등 FTC 조사를 지연시키려는 '고의적 위법행위'도 저질렀다"고 전했다.
이에 아마존 측은 성명을 통해 "FTC의 지적은 팩트가 틀렸다"면서 "고객들은 프라임을 사랑하며, 프라임은 명확하고 간단하게 가입·취소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FTC의 아마존 소송 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31일 외신에 따르면 2018년 인수한 스마트홈 업체 '링'이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FTC가 제기한 소송 해결을 위해 아마존이 580만 달러(약 75억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또 아마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알렉사가 구동하는 스피커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며 FTC를 대신해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에서도 2500만 달러(약 323억원)를 내기로 합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년째 아마존을 정조준해온 리나 칸 FTC 위원장과의 '악연'을 조명하기도 했다.
FT에 따르면 칸 위원장은 2021년 6월 FTC 위원장에 지명되기 전, 아마존의 해체를 요구하는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2017년 초 로스쿨 재학 중에 그가 쓴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는 예일대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아마존 등 미국의 거대 첨단기술 기업(빅테크)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FT는 "아마존 측은 칸 위원장이 오랜 시간 자사를 비판해왔다는 이유로 아마존 관련 건에서 칸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의회 청문회에서 '공정하게 사안을 다룰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칸 당시 후보자는 "사건을 맡지 않을 이유가 되는 재정적인 갈등이나 개인적 연관성이 전혀 없다"면서 아마존 문제를 다뤄도 연방 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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