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떠날래'…유럽 기업 64% "中 사업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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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면서 현지에 진출한 유럽 기업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옌스 에스켈룬드 주중 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 기업들은 출구로 달려가지 않고 중국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 나타난 기업심리 둔화는 중국의 이해당사자들이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해 우려를 해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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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 회복세 둔화 가장 크게 우려
중국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면서 현지에 진출한 유럽 기업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가 전체 회원사 1700개 중 5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4%가 지난해 보다 사업이 어려워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4% 상승한 수준으로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업 5곳 중 1곳은 해외로 투자를 옮기기로 결정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 기업의 11%는 중국 외 지역으로 이미 투자를 옮겼거나 이전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해외 투자 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7%나 됐다.
유럽 기업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문제는 중국 경제 둔화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6%는 중국 경제 둔화를 현지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고, 다음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지정학적 긴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도 현지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중 중국 투자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달했다. 1년 전 31%에서 대폭 상승한 수준이다. 단기 투자 계획에서 중국을 우선순위에 놓거나 3대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19년 59%에서 올해 45%로 급감했다. 미국 기업들은 미·중 갈등을 최대 난제로 꼽았는데 이는 중국 경기 둔화를 가장 크게 우려한 유럽 기업과는 온도 차가 있는 대목이라고 WSJ는 전했다.
유럽 기업이 우려한 대로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의 경우 5월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해 전월(18.4%) 보다 둔화세를 나타냈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3.5% 늘어 전월(5.6%)보다 증가율이 낮아졌고, 수출은 오히려 7.5% 줄어 역성장했다. 반면 16~24세 청년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은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뚜껑을 열기도 전에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방첩법 개정도 외국계 기업들의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 4월 방첩법을 개정해 빼돌리면 처벌받는 기밀의 범위에 '기타 국가 안보·이익과 관련된 문건, 데이터, 자료, 물품'을 포함했다. 이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해 일상적인 기업 활동까지도 간첩 행위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해외 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다.
옌스 에스켈룬드 주중 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 기업들은 출구로 달려가지 않고 중국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 나타난 기업심리 둔화는 중국의 이해당사자들이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해 우려를 해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중 양국 관계가 단기간에 해빙 무드로 접어들기 어렵다는 점 또한 기업 입장에선 상당한 불확실성이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지 하루 만에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양국 충돌을 피하면서도 중국을 전방위로 옥죄는 강온 양면 전략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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