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국민 기본권과 직결…국민께 물어야” [쿡 인터뷰]

황인성 2023. 6.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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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국민 불안 큰데 정부 입장 불명확”
“찬반 어떤 결과 나오든, 실익 커”
“6월 중 야4당 긴급 현안 협의체 가동 대응해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기본소득당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다. 정부는 IAEA 최종 보고서 발표 결과를 확인하고 입장을 정하겠다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가운데 국론을 ‘국민투표’로 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언의 주인공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다.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중대한 국가 안위에 대해 국민에게 직접 의견을 묻고 결정하자는 것으로 그는 헌법적 근거를 댔다. 또 국회 본회의가 열린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피켓팅에 나섰다.

국민투표는 헌법 제72조가 규정한 대통령의 권한으로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정할 때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제안할 수 있다. 헌정사상 총 6번 실시된 적이 있다.

다음은 후쿠시마 오염수 국민투표 제안에 용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이유는
▷국민 85% 이상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결과가 있다. 그만큼 국민적 불안감이 크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지 않다.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이기에 국민투표로 우리의 입장을 정하자는 제안이다.

-이미 오염수 관련 여론조사는 결과가 있다. 굳이 국민투표까지 할 필요가 있나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조사를 신뢰성 등 여러 이유를 들면서 문제 삼고 있다. 국민투표는 단순히 여론을 확인하는 차원의 행위가 아니다. 국민이 주권자라는 측면에서 아주 정당성이 높은 정치적 행위다. 국민투표를 통해서 결론이 나오면 대한민국이 아주 명확하게 일치된 국정 운영의 기조를 가진 상태가 된다.

-국민투표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국민투표 결과,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나오면 정부는 일본을 상대로 외교적 수단을 갖는다. 일본은 최인접국이자 전략적 파트너, 주요 수출국인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 국민투표를 통해 정한 입장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에 찬성으로 결론이 나온다고 해도 실익이 있다. 국민적인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민 통합으로 가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헌정사상 국민투표 사례는 6번밖에 없다.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오염수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기에 걸맞지 않다는 반론 제기가 있을 수 있는데
▷후쿠시마 오염수는 해양에 방출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국민 안위에 굉장히 중대한 사안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수단이 바로 국민투표다. 충분히 부의 가능하다고 본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법’을 국민투표에 붙여야 한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한 정부의 입장 결정 중에 무엇이 더 국가 안위에 대해 더욱 시급한 사안이겠는가.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투표 부의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다. 국회 차원에서 건의한다고 해도 다수당의 협력이 필요한데 각 정당의 반응은
▷각 정당에서 공식적인 회신이 온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주에 후쿠시마 오염수 국민투표 제안 피켓팅을 개시하니 다수 야당 의원이 좋은 제안이라고 호응해줬다. 일부 의원은 당내서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하더라. 3일 동안 피켓팅을 했다. 첫날에는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물으셨던 의원들이 마지막 세 번째 피켓팅 때는 ‘고려해 볼 만한 것 같다’고 하더라. 더 늦어지기 전에 야4당 긴급 현안 협의체 같은 것들을 통해 국민투표 건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14일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팅 중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기본소득당

-국민투표가 국민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국민 갈등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데 정부가 일본 정부의 입장만 반복하고 있어 발생하는 것이다. 대의기관이 주권자의 의지에 반해서 중대한 사안을 섣불리 결정하면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다. 주권자인 국민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면 국민투표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과학적 증거와 데이터들을 가지고 공론장에서 충분히 숙의하고 논의하는 그 과정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 드리고 국민투표에 나선다면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것이다

-향후 어떤 식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저지할 생각인지
▷사실 시간이 별로 없다. 일본은 이미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 중인 오염수 방출을 위해 시운전을 시작했다. IAEA 보고서도 6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 책임이 굉장히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이달 중 야4당 긴급 현안 협의체를 하루빨리 가동하자고 제안 중이다. 또 실제 국민투표가 추진될 수 있도록 대국민 설득에도 적극 나설 생각이다.

-끝으로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국민들이 움직여야 국회를 움직일 수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공감하시는 국민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치권에 말씀해주시고,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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