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계 ‘보이지 않는 손’ 수능출제위원장에도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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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교육계와 사교육업체 간 '카르텔'을 정조준한 가운데 일부 입시교육 업체들이 전직 수능 출제위원장에게도 접근해 영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현직에 있고 사교육계에서 일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라며 거절했지만 '이런 식으로 수능 출제 경력자들을 사교육업체 쪽으로 많이 데려가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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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교육계와 사교육업체 간 ‘카르텔’을 정조준한 가운데 일부 입시교육 업체들이 전직 수능 출제위원장에게도 접근해 영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교육계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가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몇 년 전 수능 출제위원장을 지낸 한 교육 전문가는 21일 국민일보에 “수능이 끝난 뒤 사교육업체 소속 연구소들로부터 두세 차례 영입 제안이 왔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직에 있고 사교육계에서 일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라며 거절했지만 ‘이런 식으로 수능 출제 경력자들을 사교육업체 쪽으로 많이 데려가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어 부문에서 출제위원 출신 스카우트가 비교적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 입시업체 관계자는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소재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며 “아무래도 수능 출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지문 발췌라든지 출제 시스템을 알기 때문에 언어영역 쪽부터 출제위원 영입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국어 모의고사 문제집을 제작하는 A업체의 경우 출제위원 경험이 있는 대표 이력을 앞세워 최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업체는 연구소 구성원 60명 중 수능 출제위원이 포함돼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곳 대표는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이 업체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위원 소개에서 수능 출제위원 이력을 삭제했다.
정부는 대형 입시학원과 수능 출제 경력의 교수, 교사가 학연·지연 등으로 연결돼 공생하는 관계를 끊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하지만 사교육업체들은 일부의 사업 방식을 사교육 시장 전체의 문제로 몰고 가는 건 비약이라고 주장한다. 한 재수종합학원 대표는 “출제위원을 영입했다면 그 사람의 노하우를 산 것이고, 만약 현직 출제위원과 영입한 출제위원 간 불법적 거래가 있다면 그 당사자 간 문제인 것”이라며 “사교육계가 전체적으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학원까지 엮는 지나친 일반화”라고 말했다. 다른 입시업체 관계자는 “실제 카르텔이 존재한다면 특정 학원이 시장을 장악해야 하는데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지금도 끊임없이 학원 간 경쟁이 벌어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교육부는 사교육 카르텔 사례와 학원들의 허위·과장 광고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가현 김재환 성윤수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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