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카르텔 오늘부터 집중단속”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없이도 변별력을 갖추겠다며 “소위 말하는 ‘물수능’은 아니다. 염려를 거둬 달라”고 말했다. 학원의 ‘사교육 카르텔’과 허위·과장 광고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부총리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공정한 수능은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이 아니라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문제는 배제하면서 적정 난이도로 시험의 변별력은 갖춘 수능”이라고 했다. 이 부총리가 수능 변별력에 대해 강조한 것은 수능을 약 5개월 앞두고 수험생 혼란이 크다는 비판에 대해 직접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총리는 이번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이 부총리는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 내에서 흡수함으로써 사교육을 줄여나가는 한편,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 우리 아이들이 학원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공정한 수능을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에 가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혀야만 하는 소위 킬러 문항은 배제하면서도 성실히 노력한 학생들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원론적인 수능 출제의 방향이 계속 강조되는 것이며, 각종 억측에 대해서는 불안과 염려를 거둬 달라”고 말했다.
정부가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고 하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수능이 ‘물수능’ 수준으로 쉽게 출제된다는 예상이 나온다. 수능이 쉬워지면 상대적으로 내신성적 등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공교육 내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닌 킬러 문항이 학생과 학부모를 불안하게 만들고 사교육으로 내몰았다”며 “킬러 문항을 과감하게 제거해도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단속 의지도 밝혔다. 이 부총리는 “내일부터 사교육 이권 카르텔, 허위·과장 광고 등 학원의 부조리에 대해 2주간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신고된 사안에 대해서는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학원법 등에 따르면 과대·거짓 광고를 한 학원에 대해서는 교습정지, 등록말소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 합동점검을 하고 사교육 불법행위를 단속해 왔는데, 이번 집중신고 기간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불법행위도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원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교육에 비해 사교육 업체가 수능이나 입시에 관한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다음 주에 발표할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추후 소상하게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국무총리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복무 감사를 교육부로까지 확대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부터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하라고 지시했으나 이 같은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가리는 것이 감사의 초점이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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