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78대 78’ 경기도의회, ‘북부특자도 특위’로 협치 물꼬 틀까

강희청 2023. 6. 2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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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석 동수, 사사건건 충돌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지난 13일 개회사를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위 구성을 급선무로 꼽으며 “이번 회기에서 꼭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인규 도의원이 14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위의 회기 내 심의·의결을 당부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경기도의회 제369회 정례회에서 과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합의로 구성될까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월 20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제368회 임시회에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위를 놓고 여야가 충돌해 특위 구성 결의안이 국민의힘의 반대로 의회운영위원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체 도의원 156명 중 142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서 도의회 심의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또 다시 정쟁으로 뒤로 미뤄진 것이다.

여야의 정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 개원부터 사사건건 정쟁으로 점철돼 있다. 여기에는 ‘78대 78’이라는 동수의 의석 구성이 한계로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6·1지방선거에서 경기도민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각각 78석 의석을 안겨주며 협치가 아니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도록 시험대에 올려놨다. 하지만 여야는 정쟁에만 몰두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도민의 눈높이에 턱 없이 못 미치고 있다.

여야 정쟁으로 도민의 눈높이를 맞추진 못한 사례는 수없이 많지만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들면 지난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지연 처리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초 학교급식 지원, 지역화폐 확대 발행, 난임부부 시술 지원, 고금리 대출을 사용하는 저신용·저소득자의 대환대출 지원 등 대부분 시급히 지원해야 할 민생사업으로 짜여진 총 62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치로 예정된 추경 심의기간 5일은 모두 파행됐다. 이후 원포인트 회기를 열어 겨우 추경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막판에 또 다시 불발됐다. 결국 3개월이 지난 12월 제365회 정례회에 가서야 가까스로 추경안을 처리했다. 이때 추경 파행으로 여야정협의체와 도 산하기관장 인사청문 확대 협약 등도 지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부터 각오가 대단하다. 염 의장은 지난 13일 개회사를 통해 “경기도의회가 개원한 지 348일째가 된다. 하지만 특위를 단 하나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위 구성을 급선무로 꼽았다. 그러면서 “의장이 직접 본회의에 제안해 상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으름장도 놨다.


염 의장의 발언 효과인지 14일 도의회 5분 발언에서는 이인규(민주당) 의원이 “인구 153만명인 강원도가 시동을 건 지 불과 몇 년 만에 특별자치도를 이뤘는데, 1400만명의 거대 광역 경기도는 경기북부 분도를 추진한 지 30년이 넘도록 결실이 없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 특위 설치를 호소했다.

이러한 과정의 연속선상인지 아니면 지칠대로 지친 도민을 의식해서 나온 정치위기에 대한 심각성 때문인지 도의회 민주당과 국민의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남종섭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민일보에 “특위의 경우 우리 내부는 문제가 없다”면서 “이번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위 등이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많다. 국민의힘과 합의를 계속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진전도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상 특위 구성의 키를 쥐고 있는 김정영(국민의힘) 의회운영위원장도 “개인적으로는 특위 관련 안건을 상정하고 싶었지만 당내 여론수렴과 중앙당, 용산의 방향이 어떤지 파악한 후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 따라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번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위는 의회운영위에 상정해 다루겠다. 특위 구성은 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 가지 고무적인 신호도 추가로 있다. 여야 동수라는 구조적 한계와 함께 지난해 의장 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의장 배출 가능성이 높았던 국민의힘이 패배하면서 당내 원내대표단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대표에 대한 정통성 시비로 내분으로까지 번져지면서 사실상 국민의힘 내분이 발목을 잡아 파행을 겪은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최근 중앙당이 나서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내용은 광역의회 교섭단체 대표 임기는 1년, 뽑는 절차는 광역의회 의원총회에서 선출로 못박아 지리멸렬한 내분이 끝이 나는 모양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김동연 지사의 가장 핵심적인 공약 사항이다. 여기에 도정의 거의 모든 것이 여야 동수라는 의회 구성 영향 하에 있어 협치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남경필 지사 시절의 ‘연정’을 훨씬 뛰어 넘는 협치를 위해 ‘여야정협의체’를 활성화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특위 구성이 불쏘시개가 돼 여야정 협치가 펼쳐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모든 당사자가 1년이 안 되는 동안 겪은 수많은 파행 속 체득에서 나오는 한 목소리로 ‘협치만이 함께 살 길’이라고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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