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중1 전체평가 부활, 자사고·외고 존치... 사교육 폭증 우려

윤근혁 2023. 6. 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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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 이주호 "평가 시기 조정, 과거 일제고사와 달라"

[윤근혁 기자]

▲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브리핑하는 이주호 21일 오전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교육부가 그동안 자율 실시해오던 맞춤형 학업성취도평가를 초3·중1의 경우 전체 학생이 참여토록 하는 방안으로 유도키로 했다. 또 오는 2025년 일반고 전환이 예정됐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는 존치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 시절 '사교육 부채질' 정책으로 지목됐던 일제고사 부활과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부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비 절감'을 지시한 지 6일 만에 교육부가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주호 "전체 학생 평가? 과거 일제고사와는 다르다"

21일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교육부는 학년 초 성취수준을 진단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에 초3·중1 전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에 적극 권고하는 기초학력 책임교육 강화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체 학생 참여 여부는 교육감이 결정하되,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습지원담당교원 배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교육청 평가를 통해 전체 평가를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평가는 초3부터 고2까지 매학년 초 실시하며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단, 초3은 읽기, 쓰기, 셈하기)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공교육 다양성 확대를 위해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4년까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문재인 정부가 결정했던 이들 학교의 일반고 전환을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후기 학생선발 유지와 입학전형 영향평가 개선 등을 통해 사교육 영향을 줄인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교육부는 학생들의 사회·정서 역량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13억 원을 들여 학생 회복탄력성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키로 했다. 오는 2024년까지는 학생 사회·정서 지원법 제정도 추진한다.

체육활동 일상화도 추진한다. 틈새 시간을 활용해 교사가 함께 하는 '365+ 체육온활동'을 확대 운영한다. 이 활동 운영학교는 올해 5679개교를 시작으로 2025년에는 전체 학교로 확대한다.

이 같은 정책 가운데 학업성취도평가 전체 학생 확대와 자사고 등의 사교육 유발 특권학교 존치 정책에 대해서는 당장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형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에 "학업성취도평가에 전체 학생이 참여토록 한다는 것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사교육을 부추긴 일제고사와 다를 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사교육 유발 특권학교를 존치한다는 것 또한 사교육을 늘리는 대신 공교육을 더욱 황폐화시키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교육비 폭증 정책" 비판에 이주호 "사교육비도 중요하지만..."

이주호 장관은 이날 브리핑 답변에서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 "평가 시기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과거 '일제고사'라고 비난받던 것과는 다르다"면서 "자사고 등을 존치하면서 사교육 유발요인 제거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사교육을 줄이는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교육의 다양성·자율성을 위해서는 이것을 존치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성명에서 "이번 교육부 발표안의 가장 큰 문제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라면서 "대통령이 강조한 수능 킬러 문항보다 더 심각한 사교육비 폭증과 공교육 경쟁력 약화의 주된 원인인 이들 학교를 존치시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교사노조연맹도 성명에서 "미래 인재는 학생을 성적으로 서열화하고 경쟁을 조장하는 환경에서는 길러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맹(한국교총)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성취도 진단을 시행하도록 하고, 학교가 가정과 연계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자사고 등의 존치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 양성에 부합하는 고교체제를 고려할 때 본래 취지를 살려 존치할 필요가 있다"고 교육부 정책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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