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곤충의 유별난 짝짓기 기술 [ 단칼에 끝내는 곤충기]
팍팍한 세상에서 잠시 기분전환 할 수 있는 재미난 곤충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 맞춘 흥미로운 이야기이므로 얘깃거리로 좋습니다. <기자말>
[이상헌 기자]
노린재는 위험을 느끼면 몸에서 고약한 노린내를 풍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애벌레 시절에는 등쪽에 냄새 분비샘이 있고 몇 번의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면 가슴에서 역겨운 냄새를 퍼뜨린다. 노린재류는 턱이 변형되어 빨대처럼 생긴 입틀이 있고 이 안으로 주사바늘 같은 입(Stylet)이 나와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는다.
대부분 초식성이나 일부(침노린재류, 주둥이노린재류)는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 살며 몇 종은 인간의 피를 빤다. 밤 중에 이부자리에서 몰래 기어나와 흡혈을 하는 빈대가 대표적인 놈이다. 침대 매트리스나 베갯잇, 벽면의 틈새에 숨어 살기에 영어권에서는 침대벌레(Bed bug)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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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atoma infestans. 남미에서 샤가스병을 일으키는 흡혈 노린재의 한 종. |
| ⓒ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
곤충 세상에서 자주 접하는 것이 노린재의 유별난 짝짓기다. 지켜보는 사람이 포기할 정도로 오랫동안 교미를 하며 손으로 건드려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장시간의 사랑은 수컷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이기적인 행위다. 수정은 후입선출법을 따르기에 가장 늦게 짝짓기 한 수놈의 정자와 난자가 만난다.
잠자리와 함께 노린재는 다른 수컷의 정자를 파낼 수 있다. 암놈의 몸 속에는 수놈의 정자를 보관하는 저정낭(Sperm reservoir)이 있다. 꽁무니를 맞대고 짝짓기를 하기에 앞서 암컷의 저정낭을 청소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인다. 한술 더 떠서 암놈의 생식기를 분비물로 막아버리는 종도 있다.
새끼를 품에 안고 목숨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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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사키뿔노린재. 알을 품고 있는 암컷과 교미를 하고 있는 수컷. |
| ⓒ 이상헌 |
하트가 노랑색이면 수컷이고 아이보리면 암놈이다. 짝짓기를 할 때 비교해 보면 암컷의 몸집이 조금 더 크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교미 후 어미는 먹이식물의 잎에 50개 쯤 되는 알을 낳고 자신을 희생해 가며 정성껏 보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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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충과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 주둥이로 알 사이를 왕복하며 숨결을 불어 넣는다. 입이 닿지 못하는 부분의 검은색 알에서는 기생벌이 깨어난다. |
| ⓒ 이상헌 |
위험을 느끼면 푸쉬업 하듯이 몸을 일으켜 경계를 하며 개미가 다가오면 노린내를 풍겨서 쫒아낸다.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둥이가 잘 닿지 않는 배쪽 부분의 알은 기생벌에게 당해 검은색을 띈다. 15~20개 정도의 알에서 기생벌이 깨어나므로 실제 부화율은 70퍼센트 정도이다. 부화한 애벌레들은 한동안 뭉쳐 있으면서 몸이 단단해지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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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토니뿔노린재. 산뽕나무 잎에서 포란하며 새끼를 지킨다. |
| ⓒ 이상헌 |
머리를 수구리고 엉덩이를 높이 쳐든 자세로 다리를 한껏 벌려 알과 애벌레를 지킨다. 포란 기간에는 손으로 건드려도 요지부동이다. 새끼를 지키려는 몸짓은 목숨을 걸고 치열하다. 이것이 과연 유전자의 이기적인 목적인지를 의심케 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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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굵은가위뿔노린재. 수컷의 꽁무니가 집게처럼 생겼다. |
| ⓒ 이상헌 |
한편, 뿔노린재(굵은가위뿔노린재, 긴가위뿔노린재, 녹색가위뿔노린대 등) 수컷은 집게 처럼 생긴 생식기가 배 끝에 솟구쳐 있어 한 번만 보더라도 결코 잊을수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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