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타이타닉 관광 잠수정, 게임용 '조이스틱'으로 조종했다

이보람 2023. 6. 2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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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공개된 잠수정 '타이탄' 내부 모습. 타이탄을 소유한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쉬 최고경영자(CEO)가 조이스틱으로 잠수정이 조종된다고 밝히자, 함께 잠수정에 탑승한 기자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 CBS 유튜브 채널 캡처

실종된 타이타닉호 관광용 잠수정이 흔히 ‘조이스틱’이라 불리는 게임용 컨트롤러로 조종된다는 사실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잠수정은 과거 안전 문제도 지적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는 20일(현지시간)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이 게임용 조이스틱으로 조종된다고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12월 21일 공개된 미국 CBS 방송에도 그대로 담겼다.

타이탄을 소유한 미국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톡턴 러쉬는 CBS 기자와 함께 잠수정에 올라 타이탄의 조종장치를 공개했다.

러쉬는 잠수정 안에 있던 로지텍 무선 게임 패드 F710을 들어 보이며 “타이탄 전체는 이것으로 운영한다”며 “특정한 것들은 버튼을 눌러야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잠수함 '타이탄'에 사용된 로지텍 컨트롤러. 사진 아마존 캡처


러쉬의 설명에 함께 잠수정에 탑승한 기자는 웃음을 터뜨리며 이마에 손을 짚기도 했다.

잠수정 등 조종 장치에 게임패드를 활용하는 일은 종종 있다. 하지만 IT매체 더버지는 격렬한 게임 플레이 도중 컨트롤러가 고장나는 것을 언급하며 이렇게 중요한 일에 상당히 일반적인 무선 장치가 사용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타이탄은 선체 자체를 게임 패드로 운영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도 해당 잠수정에 사용된 컨트롤러가 20여년 전 생산된 모델이라며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콘솔 패드로 잠수정을 조종하는 건 흔한 일인데, 저 로지텍 패드는 2005년 모델이며 종종 블루투스 연결이 끊기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아무리봐도 대충 3D 프린터로 뽑은 저 스틱 심상치 않다”고 꼬집었다.



“재앙적 문제 생길 가능성”…과거에도 안전성 의문 제기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AFP=연합뉴스

이 잠수정의 안전성을 둘러싼 의문은 이미 과거에 제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오션게이트의 전 해양 운영 책임자인 데이비드 로크리지는 2018년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회사가 타이탄의 실험 설계에 대한 중요한 테스트 수행을 거부한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잠수정을 제대로 시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탑승객들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해양학자와 다른 잠수정 기업 임원 등 30여 명이 러시 CEO에게 2018년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이들이 잠수정에 대해 “재앙적인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사실을 전했다.

BBC는 “지난해 타이타닉호 난파선을 보기 위해 기자 한 명을 보냈는데, 승선 당시 해당 잠수정에 대해 ‘규제 기관의 승인이나 인증을 받지 않았으며 신체적 부상, 장애, 정서적 외상 또는 죽음’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고 밝혔다.

1912년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둘러보기 위해 마련된 잠수정인 타이탄은 지난 18일 잠수 1시간 45분 만에 연락이 끊기면서 실종됐다. 이 잠수정의 탑승 정원은 5명이며, 여기에는 영국 탐험가이자 억만장자로 알려진 해미쉬 하딩(58)도 타고 있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현재 해당 잠수함을 수색하고 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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