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애 변별력 확보 비상…조속한 가이드라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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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빼고 출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이후 대입 현장에선 출제 당국의 상위권 변별력 확보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출제위원장 출신 A교수는 "겉보기에 (킬러문항으로) 지적되지 않게 하려고 (출제위원들이) 애를 쓰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전반적인 문항의 난도를 높이면 킬러문항 없어도 전체적으로 어려워지니까 비슷한 효과(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볼 수 있는지 그런 검토가 이뤄질 것이다. 출제자 입장에서 다른 방법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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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빼고 출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이후 대입 현장에선 출제 당국의 상위권 변별력 확보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킬러문항 없이 5지 선다형 문항에 단련된 상위권 수험생들의 우열을 어떻게 가릴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국민일보는 20일 수능 출제를 책임져본 경험이 있는 출제위원장과 평가원장 출신 전문가 등에게 ‘킬러문항 없는 변별력 확보 방안’을 물었다. 이들은 ‘쉬운 일이 아니다’는 전제하에 변별력을 가리기 위해 전체 문항의 난도를 끌어올리는 ‘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정답률을 낮추기 위한 여러 방식이 동원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수험생 입장에선 굉장히 혼란스럽기 때문에 정부가 조속히 구체적인 예시 문항을 포함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출제위원장 출신 A교수는 “겉보기에 (킬러문항으로) 지적되지 않게 하려고 (출제위원들이) 애를 쓰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전반적인 문항의 난도를 높이면 킬러문항 없어도 전체적으로 어려워지니까 비슷한 효과(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볼 수 있는지 그런 검토가 이뤄질 것이다. 출제자 입장에서 다른 방법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출제위원장을 지낸 B교수 역시 “아주 어려운 문제를 내지 않고 중간 단계 문제가 많아지면 외려 수험생들이 더 어려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상위권 변별을 위해 출제를 ‘고도화한다’고 예고한 부분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평가원장 출신 C씨는 “수능 출제는 정말 정교하게 이뤄진다. 사교육을 충분히 의식하면서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가 됐는지 반복 검토가 이뤄진다. 심지어 수능 전에 서점을 뒤져 최신 문항 중에 겹치는 게 없는지 확인하고, 유사한 게 있으면 전날 문항을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육과정 내 출제’가 현재도 기본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9학년도부터는 수능 시험이 끝난 뒤 문항마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문항별 출제 근거를 공개하고 있다. 수험생이 어느 교육과정에서 배웠는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 교육과정 외 출제나 오류 논란을 차단해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능은 상대평가다.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가 산출되는 ‘줄 세우기’가 시험의 본질이다. 정시 비율이 40% 이상인 상태에서 변별력은 필수 요소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공정한 수능’이란 잣대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출제가 한층 고차방정식이 됐다는 설명이다.
교육부와 출제 당국이 어떻게든 이를 충족하기 위해 ‘꼼수’를 들고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B교수는 “문항별 정답률을 낮추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단순) 계산을 복잡하게 해서 시간을 많이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다만 교육적으론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A교수는 “매우 지엽적인 문항을 통해서 정답률을 낮추는 방식도 있다. 수능은 기본적으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측정하는 시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씨는 “선지에서 매력적인 오답을 다수 배치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복수 정답 우려 때문에 출제자 입장에선 큰 부담일 것”이라며 “수험생은 지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조속히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이가현 성윤수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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