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블링컨에 "美, 中 권익 해치지 말아야…공동이익 존중필요"(종합2보)

베이징=김현정 2023. 6. 1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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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블링컨, 전격 회동
"중국의 정당한 권리 해치지 말아야" 당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중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 공동이익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며, 미국이 중국의 권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과 미국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며,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과 만나 "중국 국민들은 미국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강한 자존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양국민 모두 더 나은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시진핑 "전 세계가 중·미 대립 우려해"
블링컨 "신냉전 추구하지 않아"

시 주석은 국제 사회가 양국의 안정적 관계를 바라고 있다면서 미중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세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중미 관계를 필요로 하며, 양국이 잘 지낼수 있는지 여부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중미 관계 현상에 우려하고 있으며, 양국이 충돌하고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고, 중미 사이에서 (어느쪽을) 편드는 것을 꺼리고, 양국의 평화 공존과 우호 협력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대국들의 경쟁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고, 도전하거나 대체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도 마찬가지로 중국을 존중하고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어느쪽도 자신의 뜻대로 상대방을 만들어선 안되고,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은 항상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를 희망하고 있으며, 양국이 상호 존중과 평화공존,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빋는다"면서 미국 측에 합리적이고 실용적 태도를 취하고,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공통된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발리에서 얘기한 공통된 합의에 계속 전념하고, 긍정적 발언을 행동으로 옮겨 중미 관계를 안정시키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에게는 "(이번) 방중이 중미 관계 안정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국가 간 교류는 상호 존중과 진정성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중 양국은 책임감 있게 양자 관계를 관리할 의무가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전한 뒤, "이는 미국, 중국, 나아가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제도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관계를 통해 중국에 반대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측과 고위급 접촉을 가지며 소통을 유지하고, 이견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며, 대화와 교류, 협력을 추구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블링컨 장관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와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친강 외교부장,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 등을 포함한 고위급 관리들이 동석했으며, 시 주석은 가운데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장관급과 회담 성사…양국 관계 변곡점 되나

당초 이날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의 회동 가능성은 비교적 낮게 점쳐졌었다. 시 주석은 지난 2018년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과 만나기도 했지만, 관례적으로 중국 국가주석이 타국 외교장관을 직접 챙기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만남은 향후 미중 관계 변화의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또한 시 주석의 발언은 블링컨 장관이 앞서 만난 왕 위원의 발화 태도 보다 한층 누그러진 것이었다. 왕 위원은 ‘중국 위협론’에 대한 과장 중단, 중국에 대한 불법적 독자제재 철회,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압박 포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 금지 등을 요구하는 등 직접적으로 대중 제재 완화를 촉구한 바 있다. 왕 위원은 "중미 관계 악화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잘못된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는 잘못된 대중정책으로 이어진다"면서 "중미관계가 더이상 무너지지 않고 안정되기 위해서는 두 정상이 도달한 공감대를 진정으로 이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 가운데 드물게 긍정적인 어조"라면서 "양국 관계가 보다 안정적인 기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이번 회동이 올해 말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면 회담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왕후이야오 중국국제화센터 회장은 통신에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양국 간 더 많은 양자 상호 작용을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면서 "적어도 올해 하반기 긴장을 완화하는 안정화 시기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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