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필 무렵, 이 동네가 하얗게 물듭니다

진재중 2023. 6. 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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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감자꽃의 꽃말이다.

들녘은 감자를 수확할 시기인데 고단(高丹)리는 높은 지대라서 이제야 꽃을 핀다.

 감자꽃이 피면 감자가 뿌리에 달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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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면 감자꽃이 지천인 강릉시 왕산면 고단리

[진재중 기자]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감자꽃의 꽃말이다. 생김새와는 다르게 꽃말이 예쁘다. 꽃말보다도 더 예쁘게 수를 놓은 고산지대가 있다. 푸른숲과 어우러진 하얀 들판이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6월에 볼 수 있는 초록색과 하얀색의 조화다. 들녘은 감자를 수확할 시기인데 고단(高丹)리는 높은 지대라서 이제야 꽃을 핀다.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감자밭
ⓒ 진재중
 
고단리는 강릉시 왕산면 소재지에서 삽당령(해발 721 m)을 지나 35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정선군 임계면에 가기 전에 있다. 백두대간의 동과 서를 가로 지르는 산자락이다. 고단(高丹)은 높은 곳에 있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조선시대에 보안도(保安道)에 딸린 고단역이 있어서 '고단'이라 하였다는 설이 있다. '고단'이라는 명칭답게 고단리의 가운데에는 고단천이 있다. 고단천은 삽당령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르다가 한강수계에까지 이른다.
 
 삽당령(해발721m)에서 바라본 감자 재배단지
ⓒ 진재중
고단리는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에 있는 행정리로서 배추,무,감자 등 고랭지 작물 재배 지역으로 유명하다. 왕산면 고단에서 동쪽 방향, 대기리 마을까지 길가에는 감자꽃으로 수를 놓고있다. 마치 왕소금을 뿌려 놓은 듯하다.   
 
 감자재배단지, 강릉시 왕산면 고단리
ⓒ 진재중
   
감자꽃은 작고 소박하지만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꽃잎은 별빛 모양이고 부드러우며, 옹기종기 모여 꽃을 피운다. 꽃들이 모여 피어나면 눈에 띄게 밝고 화사한 풍경을 만들어준다. 
   
 하얀색 감자꽃
ⓒ 진재중
 
감자꽃은 주로 감자의 번식을 위한 꽃으로 생명력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감자꽃이 피면 감자가 뿌리에 달리기 시작한다. 감자꽃이 피고 약 한 달 후면 감자는 여물어 수확해도 되는 시기다. 먹을 것이 흔하지 않은 보릿고개 시기에 감자꽃은 허기를 달래주는 신호였다.
감자꽃이 진 자리에는 열매가 맺힌다. 꽃에서 맺힌 씨는 종자로 쓰지 못한다. 그래서 다 따주어야 감자가 토실해진다. 텃밭 농사지을 때, 할머니와 함께 감자꽃을 딴 기억이 떠오르는 추억의 꽃이다. 꽃잎 속에는 노란 암술이 꽃잎과 조화를 이룬다. 감자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손목을 살포시 쥐고 있는 어린 아이의 손목과도 같다.
 
 꽃반지처럼 예쁜 감자꽃
ⓒ 진재중
 
감자꽃과 감자는 닮는다. 하얀 감자에는 흰색 꽃이 피고 자주색 감자에는 자주색 꽃이 핀다. 대부분 흰색 꽃이지만 가끔식 자주색 꽃을 볼 수 있다. 자주색 감자꽃은 흰색 감자꽃보다 수줍음을 타는가 보다. 1주일 정도 후에 얼굴을 내민다.
 
 하얀색 감자꽃
ⓒ 진재중
   
 보라색 감자꽃
ⓒ 진재중
농부의 땀방울을 느끼면서 6월에만 만날 수 있는 고단리 감자꽃밭을 돌아보는 것도 즐거운 여행길이 아닐까!  
 
 정리된 감자밭
ⓒ 진재중
   
 감자꽃, 이랑사이로 하얀곷을 피우고 있다.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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