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한 글로벌호크급 무인기 보유했나
북한 평안북도에 위치한 방현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새로운 형태의 군용 무인기가 식별됐다. 이 무인기의 날개폭만 약 35m 정도로 파악됐다. 역대 최대 크기다.
17일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0시 39분께 북한 평안북도에 위치한 방현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새로운 형태의 군용 무인기가 식별됐다. 전문가들은 이 사진이 촬영될 당시 무인기 및 활주로 주변에 차량들이 오갔으며, 드론 시험비행에 필요한 안테나 등 특수 장비가 탑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무인기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21년 1월 "500㎞ 전방 종심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 정찰기와 타격 장비 개발을 2025년까지 마치라”고 지시한 이후 관련 진척 사항에 대한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무인기 날개폭만 약 35m ‘글로벌 호크급’
군사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의 크기를 감안한다면 장거리 비행을 고려해 만들어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날개길이를 보면 고고도 정찰무인기인 글로벌 호크급이란 의미다.
우리 공군이 배치한 글로벌호크는 날개만 35.42m이고 몸체 길이 13.53m, 최대중량이 1만 1612㎏이다. 덩치가 커 1500m 이상의 긴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15~20㎞의 고도에서 시속 635㎞의 속도로 2만 2200㎞까지 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북한이 글로벌호크급의 탑재 장비 기술이 있느냐가 문제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이다. 한번 떠서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으며 작전반경은 3000㎞에 달하고, 한반도 밖까지 감시할 수 있다.
무인기 탑재 장비 기술 보유 여부는 미확인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는 제동장치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는 물론 전천후 관측용 합성개구레이더(SAR) 기술도 보유해야 한다. 여기에 영상정보를 습득해 정보를 판독할 영상정보처리체계(표적 촬영→판독→정보전송)도 있어야 한다. 연간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호크의 경우 대당 연간유지비용은 553억 7000만원이다.
NK뉴스는 "방현 비행장에서 목격된 2대의 항공기가 전투용인지 정찰용인지도 아직 불분명하다"며 "김 위원장 시찰이 이뤄질 때까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의 공개는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사전문가들도 2017년 7월 강원도 전방 지역 야산에서 추락한 북한군 무인기와 2014년 3월 백령도에서 발견됐던 북한 소형 무인기의 기술을 고려한다면 글로벌호크급 고고도무인기 기술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북한이 무인기를 1000여대 이상 보유하고 있고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100여대가량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2014년 북한의 비행체 추락과 관련해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하면서 "북한은 무인기를 1000여 대 이상 보유하고 있고, 특히 작년 3월 공개된 자폭형 무인타격기를 100여대가량 실전 배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무인기를 실제적인 위협으로 평가하고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찰 무인기 보다 북이 보유한 무인공격기가 더 위협적
북한의 무인공격기는 2013년 조선중앙통신이 관련 사진을 공개하며 무인공격기 보유 사실을 처음 알리기도 했다.
북한이 개발한 무인공격기는 미국의 레이시온사가 지난 1980년대에 개발해 1987년부터 전방에 배치한 MQM-107 스트리커(Streaker)의 복사판으로 추정되고 있다. MQM-107 스트리커는 길이 5.5m, 날개 길이 3m, 최대속력 925㎞/h로 상승 고도는 1만2190m에 이른다. 추진기관은 제트 엔진이다.
북한은 시리아로 추정되는 중동국가에서 도입한 고속표적기에 고폭탄을 장착해 여러 차례 시험을 했으나 아직은 완성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분석해왔다. 해도 지역에 주둔한 4군단 소속 각 군 부대에 배치해 서북도서의 우리 군부대를 겨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시리아를 통해 미국산 무인표적기를 여러 대 구매했고 이를 토대로 무인공격기를 개발했다. 기체에 소형 폭탄을 장착해 최대 250km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 공격을 하는 형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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