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날쌘돌이’… 픽업 불모지서 픽업 명가의 꿈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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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픽업트럭의 불모지다.
'픽업트럭의 명가'라는 옛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의 수식어가 퍽 와 닿지 않던 이유다.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뒤 처음으로 지난달에 픽업트럭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 픽업트럭이 잘 안 팔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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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픽업트럭의 불모지다. ‘픽업트럭의 명가’라는 옛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의 수식어가 퍽 와 닿지 않던 이유다. 그러나 KG그룹은 쌍용차를 인수하며 픽업트럭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뒤 처음으로 지난달에 픽업트럭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의 고급 버전이다. 이름은 ‘쿨멘’. 차가운 남자(Cool man)라는 의미인 줄 알고 실물을 보기도 전에 실망부터 했는데 오해였다. 스펠링은 ‘Culmen’. ‘산의 최고 봉우리’ 혹은 ‘전성기’라는 뜻이다. 지난 10일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을 타고 서울 마포에서 수원 행궁동까지 왕복 약 90㎞를 주행했다.
이 차를 처음 마주하자마자 크기에 당황했다. 전장(차의 길이)이 무려 5405㎜다. 기아 카니발(5155㎜), 쉐보레 타호(5350㎜), BMW X7(5180㎜)보다 길다. 16년 무사고 운전 경력이지만 픽업트럭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좁은 주차장에서 차량을 빼낼 때 조금 부담스러웠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 픽업트럭이 잘 안 팔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존재만으로 다른 차량을 압도하는 위압감이 있다. 팔각형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웅장함을 더했다. 그릴 중앙엔 기존 ‘쓰리써클(3개의 원)’ 엠블럼 대신 수출 물량에 써온 윙 엠블럼을 달았다. 어떤 지형과 장애물도 헤쳐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강인한 모습이다.

이 차량의 전고(차의 높이)는 1855㎜다. 발 받침대를 밟고 운전석에 올라탔다. 시트가 높은 덕에 시야가 탁 트여있다. 2.2ℓ 디젤 엔진을 품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에 탑재하는 엔진을 개선해 만들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켜졌다.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을 탑재했다. 수입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보다 확실히 길 안내가 직관적이었다. 스틱형 기어를 탑재해 조작이 편리했다. 공조장치 등은 터치식으로 조작해야 한다. 강인한 느낌의 픽업트럭에는 물리버튼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디젤 엔진치곤 상당히 조용하다.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의 성능을 갖췄다. 이륜·사륜 구동 전환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오프로드에 강점을 가진 차량이다. KG모빌리티는 이 차량을 처음 내놓을 때 시승행사 코스를 산악지형으로 택했었다. 당시 장착했던 오프로드용 타이어로 일반도로를 달려서 승차감이 부드럽진 않았다. 오르막길에서 사륜구동 저단(4L) 기어로 전환하자 확실히 힘이 붙는 게 느껴지면서 지면을 무리 없이 박차고 올라갔다.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가속감을 갖췄다. 정지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량이 앞으로 툭 튀어나가는 것 같았다. 픽업트럭 특성상 짐을 싣지 않은 상태에선 앞쪽에 무게가 쏠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 같았다. 스티어링휠(운전대)도 쉽게 돌아갔다. 픽업트럭을 모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차량을 선택하는 이들은 무게감 있는 주행감을 즐길 것 같아서 이 부분은 아쉬움이 남았다. 주행안전 보조시스템(ADAS)은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려고 할 때 앞바퀴를 차선 안쪽으로 안정적으로 옮겼다. 기어 앞쪽에 있는 무선충전 패드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자 충전이 시작됐다. 고정 장치는 없었지만 표면이 미끄럽지 않아 차가 흔들려도 떨어지지 않았다.
차체 길이가 큰 만큼 적재공간도 넉넉하다. 무려 1262ℓ를 실을 수 있다. 가격은 3478만원부터다. 화물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개별소비세가 면제되고 취등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개인·법인사업자라면 구입할 때 10% 부가세도 환급받을 수 있다.
글·사진=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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