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이 17세? 춘향이 얼굴 맞나"…1억 들인 영정 논란
전북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이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두고 일부 시민단체가 “새 영정은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며 “춘향은 남원의 상징이자 역사인 만큼 시민들과 민주적으로 논의해 봉안에 적합한 영정을 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남원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새 영정은 젊은 춘향의 곱고 순수한 자태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요, 목숨을 바쳐 지켜내고자 했던 곧은 지조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가는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하려고 했다 하나 전혀 의도를 실현하지 못했다”며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다”고 비판했다.
또 “춘향제 기간에 두 영정을 비교해 본 수많은 시민이 새 영정보다 최초 춘향영정을 선호했던 점을 보면 새 영정이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석회의는 춘향제 기간인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최초 춘향 영정과 새 영정의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초 춘향 영정이 1313표의 ‘선호 표’를 받은 반면 새로 그린 영정은 113표를 받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연석회의는 “춘향영정 관련 문제는 모든 과정을 시민들과 더불어 민주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시민들에게 춘향영정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몇 차례의 토론 및 숙의를 거쳐 최초 춘향영정과 새 영정 중 어떤 영정이 봉안에 적합할 것인지 의견을 도출하라”고 요구했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지난달 25일 제93회 춘향제에 앞서 춘향 영정 봉안식을 갖고 새 영정을 전북 남원의 광한루원 춘향 사당에 봉안했다. 이 영정은 김현철 화백이 지난 1월 제작에 들어가 넉 달여 만에 그린 것으로 1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였다.
앞서 시는 춘향 사당에 봉안했던 춘향 영정이 친일 작가 김은호 화백의 작품으로 밝혀지자 2020년 10월 철거하고 새 영정 제작에 들어갔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새 춘향 영정에 대해 “판소리 완판본과 경판본의 첫 대목에 등장하는 춘향의 모습 즉, 17세 전후 나이의 18세기 여인상”이라며 “준비과정에 남원 소재 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7명의 여학생 모습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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